[스페셜2]
2010 올해의 배우
2011-01-06
글 : 정한석
글 : 김성훈
글 : 이주현
사진 : 씨네21 사진팀

소년, 남자가 되다

올해의 남자배우 - <아저씨> 원빈

그냥 아저씨가 커피라면 원빈은 ‘TOP’다. 이제는 제법 식상했지만 이 말만큼 <아저씨>의 원빈을 수식하는 데 어울리는 표현도 없다. 그만큼 <아저씨>에서 원빈은 절대적이었다. “<아저씨>의 작품성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지만 누가 뭐래도 <아저씨>는 올해 한국영화의 여러 코드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코드의 중심에는 원빈이 있다”(김태훈), “<아저씨>는 ‘원빈의 역설’이 아니었다면 그다지 빛이 나지 않았을 영화다. 오직 원빈이라는 불가사의한 육체 속에서 비장함과 잔혹함과 아름다움이 투구를 벌일 때만 그 긴장이 오롯이 살아난다”(황진미)는 평가처럼 <아저씨>는 원빈에서 시작해서 원빈으로 끝나는 영화다.

이같은 성취가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배우 본인의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 덕분이다. “<마더>처럼 <아저씨> 역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장르라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었다.” 덕분에 아이를 구하기 위해 적진에 혈혈단신으로 뛰어드는 원빈의 모습은 더이상 청춘스타의 그것이 아닌, 배우의 그것과 맞닿아 있었다. 물론 원빈의 스타성에 대한 평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한명의 스타가 어떻게 배우가 되어가는지 몸소 보여준 배우다. 기존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데 완벽하게 성공했다”(이현경), “<아저씨>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원빈처럼 영화 안팎에서 자신과 비장하게 싸운 배우는 올해 한국 배우 중에 없는 것 같다”(오세형)와 같은 평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리라. ‘스타’에서 ‘배우’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는 그는 그 어떤 배우보다 다음 선택을 기다리게 만든다. 원빈은 현재 개인적인 사정으로 서울과 고향인 강원도를 오가며 재충전 중이다.

폭발하는 광기

올해의 여자배우 -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서영희

“다시 찍으라면 더 잘하고 싶겠지만 그만큼은 안 나올 것 같다.” 서영희는 그렇게 소감을 말했다. 김복남은 온몸을 내던져 만들어낸 그녀의 결과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후회없이 연기해서일까, 그는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했나 싶다’며 궁금해한다. “태양을 바라본 뒤, 갑자기 낫을 쳐다보는 장면은 명장면! 명연기!”(한창호), “바깥세상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어수룩한 여성에서 자식을 잃은 어미의 광기 폭발 과정을 강렬하게 표현했다”(김종철) 등 <씨네21> 필진들의 호평이 줄을 잇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서영희가 올해 열린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씨네21> 올해의 여자배우’에 선정된 건 단순히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됐던 까닭이 아니다. 서영희는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 그러니까 장르 안에서 코믹한 역할을 하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스스로 뛰어넘었다. “서영희는 지금까지 자신이 연기한 모든 캐릭터를 총동원해 불꽃과 함께 폭발시키는 것처럼 보였다”(듀나), “서영희는 자신의 한계적 이미지까지 포함하여 영화에서 온전히 자신을 불살랐다”(황진미)와 같은 평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모르겠다. 평생 받을 상을 올해 다 받은 것 같다. 특히 <씨네21>에서 선정하는 ‘영화인 몇인’ 그런 거 있잖나. 평소에 꼭 끼고 싶었는데…. (웃음)” 선정 소식에 해맑게 기뻐한 서영희는 현재 노희경 작가의 단막극을 원작으로 하는, 민규동 감독의 신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촬영 중이다. 극중에서 그는 암에 걸린 주인공(배종옥)의 시누이, 철부지 남자(유준상)의 아내 근덕댁을 맡았다. “올해는 축하받느라 작품을 많이 못했다. 내년에는 열심히 일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만날 일만 하다가 시집 못 가는 거 아니냐고 농을 던지자 서영희는 “그것도 열심히 하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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