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할리우드 감독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2011-01-06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글 : 김성훈
글 : 이주현
사진 : 씨네21 사진팀
2010 올해의 외화 베스트5

1위 <소셜 네트워크>

“데이비드 핀쳐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IT 산업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시작되는 소통의 의미와 중요함을 유려하게 담아냈다.”(김종철) “겉보기와 다른 심층의 드라마를 지닌 올해의 베스트. 스토리와 서사 화법, 세계관이 일체를 이룬 우리 시대의 도덕 이야기.”(장병원)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의 이야기로 장르적 유려함과 동시대의 사회적 망에 관한 은유적 성찰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기대했을까. 많은 이들이 데이비드 핀처가 그걸 해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소셜 네트워크>로 데이비드 핀처는 왜 그가 할리우드에 남은 몇 되지 않은 장인인지를 입증해냈다.

2위 <엉클 분미>

타이의 비범한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고 시간의 절차를 뒤흔들어 관객을 황홀한 상태로 이끈다. ‘만약 과거에 미래가 존재한다면’이라는 말도 안되는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건 아핏차퐁의 영화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가장 원시적인 동시에 가장 모던할 수 있는 영화 예술의 잠재력을 확인시키는 역작”(김혜리). “몽환적인 밀림 속에서 펼쳐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 판타지는 현실과 밀착해 있고 현실은 어느 순간 환상과 접합한다”(김지미), “영화가 보여주는 당혹감 속에 나를 맡기면 영화는 나를 형용사 없는 매혹의 영토로 이끈다. 이 기묘함에 어떤 형용사를 붙일 수 있겠는가”(송효정) 등의 의견이 제출됐다. 동시대에 존재하는 가장 매력적인 예술가의 모험극.

3위 <시리어스 맨>(공동)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코언 형제의 정점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어차피 코언 형제는 그런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애초부터 그들에게서 영화란 삶을 유희하는 놀이터가 아니었나. 다만 <시리어스맨>의 놀이터가 유독 더 독하고 심란하다. 그런 점에서 “코언 형제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지닌 독창적 유머와 어두운 비전이 기이한 마력으로 통합되어 정점에 도달한 작품. “그 어떤 아방가르드한 시도보다 희비극이 겹쳐질 수밖에없는 우리 삶의 불확실성을 가장 완벽하게 도려내어 보여준다. 단연코 코언 형제의 성숙한 걸작”(김용언)이라는 극찬을 끌어냈다. 코언 형제의 속내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3위 <하얀리본>(공동)

“놀라운 작가의 장인정신.”(김태훈) “완벽을 향해 나아가는 엄숙주의. 쾌감에 봉사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무표정.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보일 수 있는 인간 내면에 관한 탐구이자 공동체의 부도덕에 대한 불편한 진실. 숨 막힐 지경이지만 쉽게 눈 돌릴 수 없는 기이한 마력의 영화.”(송경원) “20세기 초반 독일 시골 마을의 억압된 공기와 아이들의 움직임을 통하여 전쟁과 파시즘의 기원을 미시적으로 해부한 영화.”(황진미) 이로써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는 불편하지만 완벽하다는 말로 요약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순진하여 더 기괴해 보이는 소년, 소녀들과 부도덕한 몇몇 어른 사이에서 일어난 <하얀리본>의 그 일들이 유럽 역사에 관한 불편하면서도 완벽한 은유라는 사실에 공감한 이들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5위 <인셉션>

동시대에 복잡한 퍼즐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 중 크리스토퍼 놀란은 단연 화제다. 그런 점에서 <인셉션>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화, 그러나 흥미로운 영화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고전적인 서사를 해체하는 새로운 스토리텔링”(이현경), “꿈의 탐사라는 익숙한 소재와 케이퍼물의 조그마한 껍질 안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이야기가 응축될 수 있는가. <인셉션>은 필름으로 만든 타디스이며 아리아드네의 미로다”(듀나)라는 지지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엄청난 대중적 흥행을 낳으며 이 장르의 전문 관객을 뛰어넘어 일반 관객에게도 힘을 발휘했다. 놀랄 만한 비주얼로 자극적인 이야기로 관객의 눈과 머리를 사로잡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행보는 언제나 우리의 초미의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인셉션> 이후 놀란은 또 어디로 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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