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는 영화계의 ‘팔팔세대’들을 찾아나섰다. 80년대에 태어나 사회적으로는 ‘88만원 세대’의 불안을 떠안고 있지만 한국영화계에서 이들 세대는 충무로를 혁신하고 발전시킬 가장 생동감있는 존재, 무엇도 하기 힘든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팔팔한’ 기운으로 영화계에 큰일을 낼 인재들이 바로 ‘팔팔세대’에 대한 <씨네21>의 정의였다. 고맙게도 이들은 지난해 지면을 통해 자신들이 처한 상황, 더불어 영화계에 쓴소리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칼럼 ‘팔팔통신’으로 독자들과의 소통에 동참해주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팔팔세대들의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고 싶었다. 침체기로 수식되던 한국영화계가 다시금 소생의 기운을 얻게 된 지난 한해, 팔팔세대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궁금했다. 50인의 팔팔세대 대다수가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다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팀장이 됐고, 승진을 했으며 결혼을 했다. 1년의 시간 동안 참여한 작품의 필모그래피는 늘어났고, 경험이 많아진 만큼 영화계를 위해 그들이 할 말도 많아졌다. <씨네21>이 프로페셔널한 직업인으로서 그들의 고민, 그리고 소소하지만 중요한 그들의 현재까지, 조금은 구체적으로 자리잡은 그들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모두 서면으로 진행됐는데, 섭외과정에서 인터뷰를 거부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중 몇몇은 불합리한 영화계의 구조를 탈피하고자 방송계쪽으로 거처를 옮기거나, 아예 영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종을 찾아가기도 했다. 또 집안의 만류로 영화일을 그만둔 경우도 있었다. 솔직하게 영화계를 비판하기에는 아직 자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인터뷰를 거부한 이들도 있었다. 인터뷰를 거절한 스탭 중 한명은 “모두 영화가 하고 싶어서 현장에 온 친구들이다. 하지만 의지만으로 생활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더라”라며 여전히 고된 현장의 상황을 토로했다. 총 50명의 팔팔세대 중 인터뷰에 응해준 스탭은 최종 38명이다. 38명의 진솔하고 솔직한 대답과 더불어, 올해는 50인을 대변해줄 4명의 팔팔세대를 선정, 그들이 겪은 1년간의 영화계를 대담으로 정리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듣는 충무로, 지난 1년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