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역비 꾸냥. 정말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천녀유혼> 첫 장면부터 노출 연기를 감행하셔서 너무 놀랐어요.
=제 뒤태 괜찮았나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어요. 옛날 왕조현 언니의 <천녀유혼> 기억나시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목욕통에 숨어 있던 장국영 오빠가 숨을 못 참고 밖으로 나오자, 웃통을 벗은 왕조현 언니가 입을 맞추며 물속으로 잠겨 들어가는 장면이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이 이번 영화에서 빠졌으니 그렇게라도 보여드려야죠.(웃음)
-정말 지금 중화권 여배우 중 사극 의상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천룡팔부 2003> <신조협려 2006>을 보고 반했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그렇게 생활하시지는 않나 궁금해요.
=지금 제 캐주얼한 의상 보이시죠? 이게 제 본 모습이에요.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의 마지막에 제 청바지 입은 모습만 따로 캡처하고 저장해둔 팬들이 많다는 거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때 팬들 사이에서는 큰 충격이었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전 사극과 현대물 다 잘 어울려요. 왕리홍과 나온 <연애통고>에서 안경 낀 제 모습을 보고 반한 남자들도 많았죠.
-지금도 굉장히 도도하게 보여요. 작품에서도 늘 무표정한 모습이었지만 실제로도 그런 모습이어서 이거 좋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좋다고 해주세요. 아니면 뭐 이렇게 얘기하다 도중에 그냥 가시려고요? 깔깔깔. 흠, 이럴 땐 따라 웃어주세요. 그렇게 멍하게 계시면 제가 뭐가 되나요. 이게 제 유머의 방식이에요. 아무튼 전 공리와 장쯔이, 주신과 조미, 그리고 판빙빙과 리빙빙 선배들과 다른 길을 가고 싶어요. 말을 아끼는 고전 속의 도도한 여인. 뭐 늘 같은 모습이다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어도 이 분야에서 저를 따라올 배우는 없다고 봐요. 제 자부심이기도 하죠. 아직 나이도 어리고 더 우려먹을 생각이에요.
-<천녀유혼>을 보면서는 <선검기협전>이 생각났어요.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 피 흘리는 모습, 역시 당신은 옆모습이 가장 멋져요.
=고마워요. 보통 <신조협려 2006>의 소용녀만 많이 얘기하시는데 무척 반갑네요. 늘 수동적인 모습이 싫었어요. 상대 남자배우가 늘 저보다 키가 작은 것도 싫었고요. <천녀유혼>은 원래 제가 다른 남자들보다 크니까 그런 부담이 없어 좋았어요. 사실 이전 드라마에서는 늘 너른 치맛자락 아래로 불편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이번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뭔지 아세요? 제가 대낮에 요괴로 변해가며 마을 사람들을 향해 카아악 울부짖을 때예요. 막상 연기할 때는 좀 민망했지만 나중에 CG 입힌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어요. 그동안 제 가슴속에 뭔가 응어리진 게 있었나 봐요.
-아무튼 팬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영화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드라마도 좋지만 <예스마담>류의 액션영화도 기다려보겠습니다.
=고마워요. 그런 여전사도 좋고 망가지는 코믹 캐릭터도 좋아요. 하지만 늘 도도해야 한다는 거, 그건 변함없을 거예요. 난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