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괴물, 이래서야 얼굴 들고 다니겠어?
2011-08-03
글 : 김도훈
경이 아닌 웃음 낳은 최악의 크리처를 모아모아~

‘최악의 영장류 괴물’상

<킹콩의 대역습> A*P*E, 1976 의 거대 고릴라

1976년에는 디노 드 로렌티스가 제작한 <킹콩>이 개봉했다. 동시에 한국에서는 한·미 합작영화라는 탈을 쓴 <킹콩의 대역습>이 개봉했다. 거대한 고릴라가 한국 해안으로 탈출한 뒤 미국 여배우를 납치하고 건물들을 파괴하며 난동을 피운다는 기념비적 싸구려 영화다. 스틸을 한번 보시라. 이게 킹콩이면 저는 아이언맨입니다.

‘최악의 횟집 캐스팅’상

<홀리데이 킬러> Tentacles, 1977 의 횟집 문어

<죠스> 이후 졸속으로 제작된 해양괴물영화 중에서도 <홀리데이 킬러>는 발군이다. 거대한 문어 모형이라도 만들어서 사용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제작진은 횟집 수조에서 건진 듯한 진짜 문어만 카메라 트릭으로 보여준다. 그런 주제에 주연이 존 휴스턴, 셸리 윈터스, 헨리 폰다라니. 다들 은행잔고가 좀 부족하셨나봐요?

‘최악의 CG 크리처’상

<딥 블루 씨> Deep Blue Sea, 1999

이게 나쁜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니, 레니 할린 전성기의 끝 무렵에 만들어진 이 새로운 죠스 영화는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데다 할리우드 살생부를 배신하는 재미가 끝내주는 영화다. 하지만 1999년의 CG기술은 해양 크리처를 완벽하게 만들 만큼 무르익지 않은 상태였다. 10년 뒤에 나왔다면 레니 할린의 재기작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최악의 선배 모독’상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 AVPR: Aliens vs Predator-Requiem, 2007

끝내 이런 짓까지 하고야 말았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는 크리처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 캐릭터를 격돌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아예 접붙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온 게 프레데터 몸을 숙주로 태어난 프레데리언이다. 그 자체로 완벽한 두 크리처를 성적으로 결합시켜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할리우드 장사꾼들이라니.

‘해충박멸 캠페인’상

<모스키토 맨> Mansquito, 2005
피터 파커는 거미에 물려서 스파이더맨이 됐다. 만약 <스파이더맨>의 작가 스탠 리가 잠깐 정신이 나가서 거미 대신 모기를 선택했다면? <모스키토 맨>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정부실험에 참가한 죄수가 방사능에 노출되고 모기와 유전자 합성이 되면서…. 아니다. 이런 이야기 따위 설명할 필요도 없다. 독자 여러분. 여름에 모기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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