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interview ① 무섭다고 인정해주면 다 내려놓을게
2011-08-18
글 : 김혜리
사진 : 오계옥
안내상(부도난 특수효과회사 사장 내상 역)

-<혼자가 아니야>가 첫 시트콤이었다. 어떤 경험이었나.
=방송연기 시작이 시트콤이었다. 처음으로 카메라 3대 앞에서 연기하면서 템포감을 익혔고 방송의 속성을 배우며 편안해졌다.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김병욱 감독의 전작을 어떻게 보았나.
=다는 보지 못했지만, 짜임새가 있고 억지가 없었다. “웃길래요”가 아니라 “우린 이렇게 살아요”라고 말하는 작품들이었다. 시트콤을 다시 한다면 저 감독님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올해 초 미국 시트콤 한편을 보고 매료돼 이 장르가 배우가 도전할 많은 요소를 갖고 있구나, 깨닫고 의욕이 넘친 상황이었는데 마침 김병욱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내상은 언뜻 보기엔 <순풍산부인과>의 박영규씨나 <지붕뚫고 하이킥!>의 정보석씨 계보를 잇는 인물이지만 좀 다른 면이 있다. 할아버지 세대가 없는 상태에서 최연장자이기도 하고.
=내상은 그냥 내상이더라. 감독님이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나를 그대로 집어내셨다. 이런 상황이면 나라도 이렇게 할 거야 싶더라. 화를 내지만 진정 화내고 있는 건 아닌, 측은지심도 부르는 사람이다.

-내상에겐 이른바 경상도 남자스러운 면이 있고, 히스테리컬한 에너지가 있는데.
=나는 대구 출신이다. 순간순간 확 지르긴 하지만 “나 무서운 사람이야. 무섭다고 인정해주면 다 내려놓을게” 하는 인물인 거다. (웃음) 그런데 사람들이 안 무서워하면 삐치고. 나 역시 딸아이한테 소리질렀다가 거들떠도 안 보면 꼬리 내리는 아빠다. (웃음)

-대본 리딩을 했는데, 어떤 스타일의 연기를 요구한다고 느꼈나.
=웃기려 하지 말고 생활인이 되어달라고 했고, 대본도 그러했다. 처음 만났는데 배우들끼리 금세 전화번호 교환하고 친숙해졌다. 즐거운 나날이 예상된다. <성균관 스캔들>도 그랬지만 요즘 젊은 배우들은 들리는 이야기보다 치열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연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몸짓이나 자세들이 좋고 열정적이다.

-이번 작품에서 무엇을 얻고 싶나.
=배우로서 욕심을 채우고 싶다. 기존 연기와 다른 지점을 찍고 내려오고 싶다. 아무 계산 없이 이 세계 안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자연인 안내상을 원없이 던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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