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짜 내과의사 아냐? <사고친 후에>
켄 정이 주드 애파토우와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다. 원래 직업이 의사라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한 것일까, <사고친 후에>에서 탯줄이 목에 감긴 세스 로건과 캐서린 헤이글의 아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그를 보고 누구건 간에 실제 의사를 캐스팅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본 켄 정의 아내는 그에게 배우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단다.
2. 죽었지만 죽지 않았다! <롤 모델즈>
켄 정의 아내는 <트랜스포머>나 <행오버> 시리즈 외에 좋아하는 작품으로 <롤 모델즈>를 꼽았다. <사고친 후에>에 의사로 출연한 남편을 보고 감격해 계속 배우의 꿈을 꾸길 권했던 아내가 볼 때, 남편이 처음으로 ‘단역 그 이상’으로 출연한 작품이 바로 <롤 모델즈>이기 때문. 영화에서 중세시대 놀이에 빠진 주인공들의 상대편이자, 리더인 아고트론 왕으로 나와 죽어도 죽지 않았다고 우기는 불멸의 기사도를 뽐냈다.
3. 미국 피겨의 아이콘, 페이 플레밍 코스프레 <커뮤니티> 시즌2
<커뮤니티>에서 켄 정의 변신 역사는 유구하지만 그중 기억해둘 만한 것은 시즌2 에피소드6의 할로윈 파티에서 피겨 선수 페기 플레밍 코스프레를 한 모습이다. 동료들은 “미셸 콴이야?” “아니면 크리스티 야마구치?”라고 묻지만 세뇨르 챙은 도도하게 페기 플레밍이라 답하며, 자신이 동양인이기에 당연히 그렇게 예상한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고 돌아선다. 그외에 켄 정은 <커뮤니티>에서 <던전 앤 드래곤>의 머리만 하얀 엘프 역할로 출연한 것도 좋아한다고.
4. 댄스의 최고봉 <엘렌 쇼>
켄 정은 <커뮤니티>에서도 수시로 춤을 추지만, 아마도 그 ‘켄 정 댄스’의 결정판은 지난해 엘렌드제너러스가 진행하는 <NBC> 토크쇼인 <엘렌쇼>(The Ellen Show)에 출연했을 때일 것이다. 등장부터 착석까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그 ‘막춤’은 유튜브를 타고 미국 전역을 웃겼다. “엘렌이 워낙 춤 추는 걸 좋아해서 과감하게 등장부터 시도해봤다. 그 쇼를 통해 내 춤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는 게 켄 정의 얘기.
5. MTV가 인정한 최고의 황당한 순간 <행오버>
<행오버>는 켄 정을 주목하게 만든 결정적인 영화였다. 트렁크에서 튀어나온 알몸의 그는 주인공들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패고 달아난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팬티 정도는 입고 있는 거였지만 켄 정은 다 벗고 나오겠다고 했고, 그렇게 해서 트렁크 탈출 장면은 그 해의 ‘황당한 순간’이 된 것. 그런 ‘나체쇼’는 그로 인해 <행오버>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