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영화 속 음모론 빅3
2011-10-13
글 : 주성철

존 F. 케네디 암살

올리버 스톤의 <J. F. K>(1991, 사진)는 음모론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첫 번째 영화일 것이다. 그만큼 존 F. 케네디 암살 사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리 하비 오스왈드가 실제로 케네디를 암살했으나 진실을 폭로하지 못하도록 살해됐다고 믿고 있다.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린드 B. 존슨은 국내 여론과 외국의 의심을 무마하기 위해 급히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었지만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이라고 결론지었고, 그 사건은 공식적으로 끝났다. 이는 일본영화 <골든 슬럼버>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센다이에서 반미 성향을 지닌 젊은 신임 총리의 취임 퍼레이드가 벌어지던 중 소형 원격조종헬기를 이용한 총리 암살사건이 벌어진다. 현장 부근에선 택배기사인 아오야기(사카이 마사토)가 대학 시절 친구인 모리타와 오랜만에 만나고 있었다. 아오야기를 그 현장으로 끌어들인 모리타는 말한다. “이제 너는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당할 거야. 넌 오스왈드가 된 거야. 당장 도망쳐!”

로스웰 UFO 추락사건과 51구역

음모니 조작이니 하는 것을 떠나 미국인이 오히려 ‘향수’를 느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세기 최강의 음모론. UFO가 추락하고 외계인들을 죽지 않을 만큼 고문했다거나 추락 파편과 외계인의 시체를 따로 보관하고 있다는 가설은 흥미롭게도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사진)에서 살짝 보여졌다. 고고학과 음모론의 만남, <인디아나 존스>와 <X파일>의 이종교배라고나 할까. 또한 그것은 인디아나 존스와 함께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지역 51구역(Area 51)과도 연결돼 있다. 미 연방정부의 비밀군사지역인 51구역은 일반인의 출입과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으며 아래에 거대한 지하기지가 있음은 물론 외계인 연구, 비밀 신무기 연구 등을 위해 설치됐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물론 <맨 인 블랙> 시리즈에도 주요하게 등장하며 <슈퍼 에이트>에서 사고가 난 열차도 51구역에서 비밀스럽게 무언가를 옮기던 중이었다.

프리메이슨과 빌더버그 그룹

16세기에 시작된 남자들의 사교클럽 프리메이슨만큼 음모론의 중심에 서 있는 단체도 없다. 프리메이슨의 실체로 유명 인물들의 유력 단체인 ‘일루미나티’가 언급되기도 하며 그들의 목적은 하나의 정부가 파시스트 상태로 세계를 지배하는 ‘뉴 월드 오더’를 창조하는 것이다. 프리메이슨을 다룬 영화들이야 무척 많지만 로버트 드 니로가 연출한 <굿 셰퍼드>에도(물론 정확하게 프리메이슨이라 지칭하진 않지만) 그들의 비밀스런 오컬트적 입단의식이 등장한다. 이와 유사한 의미에서 국제금융계의 거물에서 국가 수반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권력 브로커들을 망라하는 비밀단체로 종종 언급되는 것이 ‘빌더버그 그룹’이다. 1차 회의가 1954년에 열린 이후 지금까지 1년에 한번 내지 두번의 모임을 가지는데 회의 내용을 보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의 장소에 출입하는 것조차 원천봉쇄돼 있다. <오바마의 속임수>(사진)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 회의가 열리는 장소를 찾아가 입구에서 시위를 벌인다. 빌 클린턴을 비롯해 오바마도 빌더버그 그룹의 막강한 영향력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오른 사람들이라는 것. 오바마가 금융자본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보기에 미국의 마지막 대통령은 바로 존 F. 케네디였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