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배우로 돈 벌어 영화 만들었죠
2011-10-07
글 : 이화정
사진 : 최혁
<토미나가 공원> 모리오카 류 감독

이십대 청년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모리오카 류 감독과 상의하라. <토미나가 공원>에서 그는 또래라 파악 가능한 그들의 생활에 주목한다. 선후배로 구성된 시마무라, 고이치, 이이다 세 청년은 공원에서 만난 미모의 여인 ‘토미나가’를 함께 흠모한다. 공원이름까지 자기들끼리 ‘토미나가 공원’이라고 칭한 이들은 그녀의 부탁에 여자를 따라다니는 스토커까지 처단해 주려든다. “자신들끼리만 통하는 이름을 따로 공유하는 것, 그게 이십대 친구라고 생각해요.” 모리오카 류 감독은 토미나가 공원 외에도 점원이 예쁜 편의점, 무슨무슨 벤치 같은 친구끼리의 암호가 잔뜩 있다고 말한다.

촬영기간은 달랑 열흘, 감독은 이 별스럽지 않은 청춘의 나날을 친구들을 총동원해서 만들었다. 목욕과 수면을 포기한 열악한 현장이었지만, 그에게 영화 찍기란 유희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 때 축제 출품작으로 만든 작품이 영화를 시작한 계기였다. 출발이 그래서인지 영화는 골치 아픈 작업이 아닌, 여전히 즐거운 놀이다.” 사실 그는 일본영화에 꽤 자주 등장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착신아리> <해피 플라이트>를 비롯,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미츠코, 출산하다> <도쿄플레이보이클럽>에서도 배우로서의 그를 확인할 수 있다. “배우로 번 돈을 모두 영화에 투자하는 거다.” 봉준호 감독처럼 코믹함에서부터 심각함을 두루 갖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을 기획 중이다. 원폭피해로 양분된 일본인들의 속내를 그린 작품과 고속도로 주차공간에서 몇 년 동안 주거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짐짓 진지해진 소재지만 그는 “내 작품에서 유머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한류의 성장에 비해, 최근 부쩍 약해진 일본의 영화 산업계. “모두들 힘들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나라도 바꿔보겠다.”는 청년다운 의지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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