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오언조와 케빈 스페이시의 유쾌한 콤비 플레이 <인세페러블> Inseparable
2011-10-11
글 : 강병진

<인세페러블> Inseparable
다얀 엉 | 중국 | 2011년 | 97분 | 아시아 영화의 창

도시는 신경증의 공간이다. <인세페러블>은 상하이 중심가에 살고 있는 한 남자가 겪는 신경증에 관한 우화다. 직장에서 무시당하고, 아내와 소원해진 남자 리(오언조)는 애완용 금붕어마저 죽어버리자 자살을 결심한다. 올가미에 목을 매려는 순간, 외국인 이웃인 척(케빈 스페이시)의 오지랖이 그를 살린다. 척은 리에게 다른 이의 생각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을 위해 살라며 그를 보듬는다. 용기를 얻은 리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소심한’ 복수를 해나가고, 급기야 도시의 슈퍼히어로 행세를 하면서 그동안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한다.

<인세페러블>에는 뜻밖의 얼굴이 등장한다. 척을 연기한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다. 중국의 자본으로 캐스팅된 첫 할리우드 배우인 그는 <인세페러블>의 이야기에 가장 큰 변수다. 과연 척은 그저 친절하고 유쾌한 이웃인걸까? 척의 도움으로 자살충동에서 벗어난 리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원하는 대로 살다간 후회 밖에 남지 않거나, 어쩌면 원하는 대로 살았다는 것 자체가 착각일 수도 있다는 서글픈 진실을 드러낸다. 오언조와 케빈 스페이시의 콤비 플레이가 만들어내는 유쾌한 리듬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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