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가족의 의미와 신의 구원에 대한 회의적 질문 <이스다-물고기 이야기> Fable of the Fish
2011-10-12
글 : 남민영 (객원기자)

<이스다-물고기 이야기> Fable of the Fish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 | 필리핀 | 2011 | 85분 | 아시아 영화의 창

한 여성이 물고기를 낳았다. 거짓말 같지만 <이스다- 물고기 이야기>는 필리핀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리나와 미구엘, 이 가난한 중년의 부부는 쓰레기 산에서 고물 줍는 일을 하며 하루를 버틴다. 어느 날 리나는 쓰레기 산에서 불에 그을린 성 페레그리노상을 줍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처럼 임신한다. 폭풍이 몰아쳐 온 마을이 물에 잠긴 밤 그녀는 사람이 아닌 물고기를 낳는다. 리나는 물고기가 신의 뜻이라 믿으며 친자식처럼 돌보고 이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다. 하지만 물고기가 자신의 자식이라 인정하지 못하는 남편 미구엘은 리나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 한다.

<이스다-물고기 이야기>는 사람이 물고기를 낳았다는 소재로만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다. 감독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는 하나의 신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신의 구원에 대해 회의적인 질문을 던진다. 리나가 물고기를 친자식으로 여기는 것을 남편 미구엘이 못마땅해 하면서 벌어진 언쟁이 ‘물고기가 자식이냐 아니냐’에서 ‘신을 믿는냐 믿지 못하느냐’로 번지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빈민들의 처참한 삶 속에서 물고기는 하나의 희망으로 혹은 어리석은 믿음이 낳은 신으로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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