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리즈 위더스푼] 남자 소비보고서를 만드는 여자
2012-02-27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디스 민즈 워>의 리즈 위더스푼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의 이야기는 색다를 게 없지만, 두 남자가 최정예 CIA 요원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맥지 감독의 <디스 민즈 워>는 CIA의 젊은 인재이자 친한 친구 사이인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로렌(리즈 위더스푼)을 동시에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고의 남자’가 되어 로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터크와 프랭클린은 <인셉션> 이후 최근까지 캐스팅 상종가를 치고 있는 톰 하디와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커크 선장,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다. 두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여인은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단골 여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이다. LA에서 열린 <디스 민즈 워> 기자회견장에 리즈 위더스푼은 예정된 시간보다 10여분 늦게 ‘여배우스러운 입장’을 했다. 그녀가 입을 열면 동석한 맥지 감독과 크리스 파인은 경청했고, 그녀가 웃으면 두 남자도 함께 웃었다(톰 하디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위더스푼이 도착하기 전 누군가가 “상대역보다 나이가 많은 여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물었는데, 작은 새처럼 지저귀고 반짝이는 그녀를 보니 나이는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리즈 위더스푼의 인터뷰와 톰 하디, 크리스 파인의 매력 분석 보고서를 전한다.

-영화에서 로렌은 데이트에 나가기 전 상대를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당신도 그러겠는가.
=음, 그렇다. 손가락 끝만 이용해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면 왜 하지 않겠나? 인터넷과 SNS시대가 선사한 혜택이다. 많은 사람들이, 20% 정도? 온라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만난다고 들었다. 그런 환경이라면 상대방을 조사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 물론 약간의 미스터리는 남겨두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런데 만약 범죄기록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나? (웃음)

-출연작들에서 당신은 종종 두 남자 사이에 놓인다. 이번에도 그렇다.
=나는 그저 여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여성 캐릭터를 연기할 뿐이다. 두명의 핫한 남자가 한 여자를 두고 다툰다니! 서로 자신이 더 열정적이라고 경쟁하지만 정작 선택의 힘은 여자에게 넘긴다는 설정 자체가 여성 관객이 즐겁게 볼만한 이야기다.

-많은 여자들이 엄마가 된 뒤에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아니다. 나는 출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얻고 힘든 부분을 이겨낼 만큼 건강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내가 인생을 살아가도록 하는 에너지나 다름없다. 그게 매력적이거나 섹시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자신감이다.

-데이트에 대해 두렵다고 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데이트는 나를 신경과민으로 만든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나는 데이트를 많이 안 해봤다. 어려서 결혼했고, 그다음에 또 결혼을 했으니, 여러 사람과 데이트를 해볼 시간이 없었다. (웃음)

-액션영화인데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힘든 시간은 없었다.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농담을 주고받았다. (액션장면은?) 영화 마지막에 드레스를 입고 지프를 모는 장면이 있다. 그게 가장 어려웠다.

-영화에서 톰 하디와 페인트볼 경기를 한다.
=영화를 보면 금세 알 수 있겠지만, 그게 내 생애 첫 페인트볼 경기였다. 사실 지금껏 출연한 영화에서 총을 쏴본 적이 없다. 늘 다음 영화에서는 총을 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지만, 로렌은 두 남자 중 한 사람으로 마음을 정하나.
=나도 모른다. 엔딩은 감독만 알고 있다. 로렌이 어느 쪽으로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다. 어느 한쪽으로 기운다면, 영화의 재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실제라면 누굴 선택하겠나?)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고른다면, 남편이 슬퍼할 것 같으니까 그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다. (웃음)

-영화에서 당신이 연기하는 여자는 평범한 보통 여자다. 당신 스스로가 유명인이기는 하지만 캐릭터와 일종의 연결이 없다면 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어떻게 연결점을 찾아갔나.
=처음에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두 남자 사이의 한 여자라는 설정에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었던 점은 (물건에 대해) 결정하고 판단하는 일을 하는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는 결정을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로렌이 두 남자에 대해 소비자보고서를 쓰듯이 기술적인 용어로 정리하는 부분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거기에서 멋진 코미디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사진제공 이십세기 폭스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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