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고현정의 '쪽' - “저의 자아 역시 일부는 대중의 것”
2012-03-01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글 : 김혜리

고현정_사람들이 내게 분노를 기대했지만 막상 나는 그런 상태가 아니었다는 타블로씨 말이 감동이네요. 감히 제 사연과 얽으려는 건 아니지만 저도 <무릎팍 도사> 나가서 과거 이야기를 할 때 모나게 굴지 않았던 건 그 모습이 좋아 보일 것 같아서가 아니라 진짜 제 상태가 그래서였거든요. 그런 성격의 DNA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요. 하지만 진정으로 관심 없는 사람들은 본인이 겪은 일이 아니니 알 길이 없는 거죠. 시련이라 불리는 어떤 경험도 어설프게 빗맞으면 망가질 수 있지만 제대로 정타로 잘 맞으면 그게 뭐든 인간 자체는 점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웬만한 이야기는 다 들어줄 수 있고 심정도 잘 알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나쁠 게 없는 거죠.

타블로_공감해요. 힘든 일 겪고 음악이 좋아졌다는 ≪열꽃≫에 대한 세평 때문은 아니고요. 음악을 발표하기 전 완성하고 먼저 듣는데 저의 현재 상태를 여한없이 잘 담았다고 느낀 것만으로도 만족했어요. 좋은 평가는 보너스고요.

조인성_어쨌든 사회구조가 승패싸움으로 되어 있고 결과물로 평가받는 게 현실인데 그럼에도 성패 여부가 두 번째 내지 세 번째로 밀리는 순간이 확실히 있어요. 그중 자신감은 방금 형이 말씀하신 것 같은 경험을 통해 생기는 것 같고요. 일하다보면 과정이 아름다울 때가 있고 결과가 중요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된 연예인은 본인 의사와 별개로 기획된 (캐스팅) 조합에 들어가야 한다고 통보받고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땐 결과라도 좋아야겠죠. 그런데 결과마저 나빠서 위안이 아무것도 안될 때의 허탈함과 쓸쓸함은 어디 가서 충전할 수도 없어요. 배터리를 꽂을 데가 없다니까요? (웃음)

고현정_게다가 배우들은 뮤지션처럼 작품을 대리로 내보낼 수가 없잖아요. 그 자리에 내가 직접 가야 해요. 그런데 스타 시스템은 안에 있는 사람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어요. 바깥 소식을 직접 듣기 힘들고, 듣더라도 “기사는 이렇게 나왔지만 이러저러한 속사정이 있어서 그런 거야”라는 귓속말도 있고요. 때로 그건 날 조종하기 쉬운 인간으로 만들어놓으려는 시도이기도 하고, 본인도 그게 익숙해지면 자기가 그런 인간인 줄 알아요. 때문에 연애건 작품이건 완전히 발가벗겨져서 제대로 통과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어려서 유명세를 얻은 경우, 보통 사람들 다 하는 인터넷뱅킹, 택배부치기, 투표 이런 것도 안 해봐서 뒤늦게 배우려면 초라해질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그때라도 하면 돼요. 연기하고 노래하고 다른 데에서 그만한 일을 했던 사람이라면 미뤄뒀을 뿐이지 충분히 다 할 수 있거든요. 유난과 유별은 내가 아니라 작품이 떨면 되는 거예요.

타블로_저는 두분과 다르게 스타 시스템 밖에서 활동하다가 인지도를 얻은 경우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굳이 소속사가 아니더라도 대중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 수도 있고 때로는 본인의 사고방식 때문에 자신을 가둬둘 수도 있는 곳이 연예계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 저는 저의 자아 역시 일부는 대중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렵게 배운 거죠.

고현정_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한국형 유명인들에게 맞는 해소법이 있어요. 지금 우리 몸은 여기 있고 어제까지 살아온 나를 지우긴 어렵잖아요? 그리고 왜 지워요, 아깝게. 그거 이루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웃음) 몸은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가만히 둔 채 (정수리에 손을 올려 휘리릭 움직이며) 정신으로 이곳저곳을 돌며 시원하게 풀고 오는 거예요. 머리까지 갇혀 있으면 불건강해지거든요. “자… 오늘은 이태원에 가볼까? 그 집 옆에 뭐가 있더라? 그래 그게 맛있었지. 일본 여행을 가볼까? 가만… 민박도 좋겠다” 하면서 적어보기도 하고 지인에게 물어도 보고. 그래도 몸은 가만있는 것이니 전 요주의 인물이 아닌 거예요. (웃음) 머릿속 지도로 언제든 세계일주까지 가능해요. 자꾸 그러다보면 진짜 가고 싶은 마음이 차오르고 남들이 보기에도 “저 정도는 해도 돼” 할 즈음에 실제로 가게도 되죠. 하루 24시간, 한달 30일로 정해진 세상의 시간 단위를 내 나름의 길이로 만드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남들이 볼 땐 석달 동안 매여 있었지만 내 시계로는 “일주일쯤 힘들었던가?” 하게 되는 거죠. (이때 커피와 간식을 양손 가득 든 강혜정이 살며시 들어온다. 모두 반색하며 환영.)

타블로_어려서부터 혼자 생활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힘든 일이 있어도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서 그 사람들까지 침체시키는 걸 원치 않아요. 그리고 우리가 타인을 만나는 까닭은 즐거움과 따뜻함을 찾으려고 하는 건데, 하소연으로 써버리기엔 시간이 아까워서요.

고현정_남자가 너무 하소연을 많이 해도 좀 그렇죠.

조인성_(표정)

고현정_인성이는 나한테 그래도 되지. 우린 결혼할 사이니까. (좌중 폭소) 좋은 말이네요. 남한테 토로는 안 하고 나중에 그냥 토해버리는 거야. 그게 나아요. 변깃물 내려버리면 되니까.

타블로_언젠가 길에서 완전히 정신나간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뭐에 대한 불만인지는 모르겠지만 “니가 나한테 그랬어? 날 알아?”라며 온 사방에 욕하고 있었죠. 분명 억울한 사연이 있나보다 짐작했지만 동시에 저래서 달라지는 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상태가 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는 거죠.

강혜정_예전에는 그러기도 했어요. 결혼하기 전엔 밤새 술 마시고 해 뜬 뒤에 마주친 학생들 학교에 바래다주기도 하고. (좌중 웃음)

타블로_마주치는 사람 모두랑 대화를 했죠. 뭐랄까,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었어요. (웃음) 지금은 혜정이가 말려서 안 하는 게 아니고 제가 변한 거죠.

“썩는 건 꼭 나쁜 게 아니라 안쓰러운 것”

조인성_그러고 보니 에픽하이 앨범 중에 ≪혼(魂)≫이라는 제목도 있었잖아요?

타블로_영혼, 지형도 그런 단어들을 썼는데 당시에는 진심으로 진지하게 만들었지만 돌아보면 겉멋도 컸던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 의도가 앞서다보니 제목도 어딘지 화려하고 머리를 써서 만든 듯한 느낌이 있었죠. 반면 ≪열꽃≫은 생각해서 나온 게 아니라 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갔다가 들은 단어예요. 다른 단어로 이 노래들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에 제 앞에 불쑥 나타난 단어를 받아들인 셈이죠. 이런 이야기는 과거 음악을 좋아했던 분들에게 미안한 말씀일 수도 있지만….

고현정_예전 팬들에게 왜 미안해요. 내가 에픽하이 팬이라면 좋을 거예요. 정말 팬이라면 그 무렵 나이와 마음을 알 것이고 팬들도 더불어 나이를 먹었으니까 오히려 과거를 자꾸 포장하면 설득력이 없을 거예요.

조인성_형님은 지금 과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인정하면서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현정 누님이 훨씬 잘 알겠지만 처음 사랑받고 인기를 얻을 때에는 팬들이 지역별 지부가 생길 정도로 많아요. 그러다 한 13년 활동하다보면 수가 점점 줄면서 정말 이해하고 인정하는 팬들만 남아요. 겉멋 또한 젊었을 때 보여드리고 그분들은 즐기다가 같이 성숙하는 거예요. 치기어렸던 부분까지 인정하면서 사랑하는 거죠.

고현정_타블로씨의 2012년을 맞는 기분은 어땠어요?

타블로_원래는 새해 오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어요. 한살 더 먹는 거잖아요. 그런데 2011년 마지막 날은 뭔가 후련한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가족에게 쉽지 않은 한해였으니까. 새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를 식구들과 함께 보는데 “저 불꽃처럼 신나고 즐겁게 살자”가 전부였던 예전과는 다른 감흥이 있었어요. 아이가 태어나니 세상의 병소나 썩은 데가 더 보이지 않냐고 묻는 분도 계신데 그렇지 않아도 그런 부분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결혼을 하고 아기가 태어났다는 편이 맞는 설명이에요. 특별히 아기 때문이라기보다 아이의 존재 때문에 그런 문제에 더 집중하는 거죠.

고현정_사실 썩은 걸 발견한다는 건 기쁜 이야기예요. 한때는 걔가 신선한 적이 있단 말이니까요. 플라스틱은 썩지도 않잖아요? 그러니 썩는 건 꼭 나쁜 게 아니라 안쓰러운 거죠.

타블로_썩은 것은 안 썩을 수도 있다는 희망과, 다시 깨끗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눈에 보이는 거죠. 어떤 사람에겐 썩은 상태가 정상처럼 보일 수도 있거든요.

고현정_썩은 애를 포기하지 않고 팍 더 썩게 하면 그 애도 덜 고통스럽고 다른 생명을 키우는 퇴비가 될 수도 있잖아요. 썩은 형태를 잘 들여다보며 신선했던 과거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면 내겐 아름다운 존재도 될 수 있죠. 반대로 지금 당장은 아름답게 연출해놓은 것이라도- 예컨대 그게 사람이라면- “말도 안돼. 꾸민 게 저 정도면 집에 가면 어떻게 될 거야?” 끔찍할 때도 있고요.

타블로_꼭 그런 생각으로 쓴 건 아닌데 ≪열꽃≫ 중 <출처>라는 곡에 “아름다움이 추악함에서 왔다면 아름다움인지”라는 가사가 있었네요.

강혜정_우리의 편리함이 다른 사람의 고통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곡.

고현정_그러니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계속 묻는 게 중요해요. 진짜 그런가? 아, 정말? 왜? 갑자기 그럴 때 있잖아요. 길 가다가 ‘마포XX’라는 간판을 봤는데 갑자기 인식이 포커스 아웃되면서 우리가 다 아는 그 동네가 생각나지 않고 “마포가 뭐지?” 멍해지는 거죠. 반면 이런 경험도 있어요. 내가 지금 살짝이라도 긴장을 놓아버리면 좌중이 엉망이 될 게 보이는 상황.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준비해놓았어도 내가 순간 휘리릭 엇나가면 무너지는 거죠. 시상식 같은 자리에서 그런 걸 느껴요.

조인성_지나치게 엄숙할 때 그렇게 저질러버리고 싶은 충동이 심해지죠. (웃음)

타블로_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저도 흔들어놓은 적이 몇번 있었던 것 같은데요? (웃음)

고현정_해버릴까? 아냐, 하지 마. 해도 돼, 너가 먼저 시작하면 이 자리가 재미있어질 수 있어. 속으로 온갖 생각이 지나가죠. 지난 연말 TV연기대상 시상식에는 대상 시상자로 나갔는데 정말 오래 기다려서 올라가 한석규 선배에게 상을 드렸어요. 근데 시상하신 사장님은 금세 나가버리시더라고요. 늦은 시각까지 머리하고 메이크업하고 높은 힐 신고 얼마나 애를 썼는데 준비 대비 용역이 너무 없는 거예요. 아까워서 그냥 혼자 안 나가고 사회자 옆에 한참 서 있다 내려왔어요. (좌중 폭소)

그들의 교집합, 그리고 터놓고 하는 이야기들

고현정_앨범이 나온 뒤 반응은 어떤가요?

타블로_대중적 반응은 회사에 물어보면 충분히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 알아보고 싶지가 않아요. 지금 저는 빨리 다음 작업을 생각하는 일이 우선이니까요.

강혜정_거기에 대해선 제가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타블로가 만류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속삭인다) 내가 살려주는 거야.

조인성_(부러운 한숨) 나는 누가 살려주지? 아, 결혼하고 싶다.

강혜정_“난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나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심이 많지만 내 음악을 사람들이 얼마나 샀는지는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지,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어요.

고현정_어머, 사는 사람들 굉장히 중요해요. (좌중 폭소) 단편영화에 출연했었다고요? 영화 작업을 해볼 생각은 없나요? 연기나 연출이나.

타블로_어렸을 때 조감독을 하면서 경험해봤는데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작업이 제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고현정_감독을 하면 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 감독 말을 듣게 돼 있어요. (웃음)

타블로_한두명까진 몰라도 저는 남들이 제 말을 듣는 상태를 무지 어려워하거든요. 좋은 관객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여럿이서 영화를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즐거움을 얻어오는 편이거든요. 웃음도 감동도. 똑같은 돈 내고 덜 즐기는 친구들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최근에는 <머니볼> 보러 가자고 사람들을 몰고 갔어요. 영화 끝나고 치하 받을 줄 알았는데 저랑 혜정이를 빼고는 다들 불평하는 거예요.

고현정_그 요령을 책으로 써서 남들한테도 알려줘요. 타블로씨, 조인성씨, 제게 궁금한 건 없으세요? 재혼 계획이라든지.

타블로_(머뭇거리다) 재혼하실 거예요?

고현정_해도 될까요? 어떤 남자를 조심해야 할까요?

강혜정_음, 맨 정신에 만나면 심심한데 술 먹을 때는 통하는 게 많은 남자? (일동 감탄)

타블로_이런, 난 술 마시면서 토 많이 하는 남자로 들었어요. (폭소) 하지만 술 마시면 토 많이 하는 남자 역시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강혜정_예전에 타블로씨도 술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안 마신 상태에서도 둘이 재미있게 노니까 할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타블로_그런데 오늘 이 자리는 진짜 술만 없다 뿐이지, 하하….

조인성_전 누나랑 정색하고 이야기하자면 할 말이 없어요. 누나에겐 특별한 기운이 있고 전 그 기운이 좋은 기운이라고 생각해 지금껏 뵙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만날 거니까요.

고현정_그러니까 이게 프러포즈잖아?

조인성_저렇게 오해를 하니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던 건데. (좌중 폭소) 그리고 저는 강혜정씨와 <권법>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고현정_전 이런 말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까불고 움직이고 방정떠는 폭이 넓어져야 보는 대중도 즐거우시잖아요. 안전한 귀감만 좋은 건 아니란 거죠.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이것저것 제어하고, 행동반경을 너무 작게 잡아놓으면 얻을 수 있는 재미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삶이 고될수록 저희라는 도구를 잘 활용해주셨으면 해요. 활동반경을 넓혀주시면 더 많이 까불고 여러 ‘짓거리’들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요. 그래주신다면 ‘노는 것’이 직업인 저희들은 즐거움을 드리는 데에 있어서 게으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타블로씨 ≪열꽃≫ 앨범을 들으면서 했어요. 시련을 겪어 좋은 작품이 나왔다고들 하지만 전화위복의 당사자는 정말 힘들거든요. (웃음) 그런 지독한 경험 없이도 뛰어놀게 해주시면 촉이 다 있는 애들이니까 여러분께 해되지 않는 활동을 보여드릴 거예요.

강혜정_보여드릴 스펙트럼이 넓으니까 하나의 선만 강요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죠?

타블로_다행히도 외부로부터 그런 요구가 있을수록 더 벗어나는 사람들도 나와요. 양면성이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특별해지기가 더 쉬운 환경인지도 몰라요.

고현정의 선물

to . 타블로
“그때 네가 그린 그림을 찍은 폴라로이드, 아직도 갖고 있어.” 몇해 전 강혜정은 고현정 집에 놀러가 CD를 뒤적여 DJ 역할을 하고 한쪽 벽에 내키는 대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고 한다. 그녀의 멋졌던 선곡도, 독특하기 짝이 없는 그림도, 고현정에겐 사랑스런 추억이다. 강혜정과 타블로의 결혼 당시 기회를 놓쳤던 고현정의 지각 축혼 선물은 그새 태어난 두 사람의 딸 하루양 차지로 돌아갔다. 노란 종이꽃 장식 아래 드러난 선물은 어른용 의자를 시침 뚝 떼고 줄여놓은 디자인의 의자. 어리광이라곤 한 알갱이도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이, 조숙한 숙녀에게 딱 어울릴 법하다. 후속 취재 결과 당사자의 반응은 흡족한 듯. “의자 위에 배우 포스로 앉아 있습니다. 하하하. 원래 있던 아기 소파는 당장 치우라고 해서 치웠습니다.” 아빠 타블로의 전언이다. 당장 치우라는 명령의 주체가 꼬마 아가씨인지 그녀의 어머니인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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