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이 역할과 함께 내 삶도 변할 수밖에 없다”
2012-04-05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제니퍼 로렌스 인터뷰

제니퍼 로렌스의 상대역인 조시 허처슨과 리암 헴스워스는 입을 모아 “제니퍼는 이상하다”며 킬킬거렸다.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에 괴상한 한마디를 던져 상대방을 공황상태로 만들고는 자기는 아무렇지 않게 연기만 잘한다는 거다. “제니퍼는 머리에서 마음, 그리고 입 사이에 아무런 필터가 없는 것 같다”는 제보도 추가로 이어졌다. 이를 전해 들은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 남자아이들이 뭘 알겠나. 제니퍼는 너무 예쁜 여자아이고, 그들은 아직 머리로 생각한 걸 입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다.” 너무 예쁜 여자아이인지, 이상한 여자아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만난 제니퍼 로렌스는 인터뷰 내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생글생글 웃는 기분 좋은 사람이었다. “머리, 마음, 입 사이에 아무런 필터가 없다”는 두 남자의 제보는 사실로 확인됐다.

-캣니스 캐릭터와 본인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고 느꼈나.
=음, 물론이다. 특히 캣니스가 캐피톨에 가서 “이 하이힐을 신으면 사람들이 너를 더 좋아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캣니스가 느끼는 감정을 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영화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내가 느낀 감정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사실 캣니스와 내가 비슷한 점이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캣니스는 그렇게 멋진 사람이다. 용감하고 강하고 총명하며 충실하다. 배우가 캐릭터를 준비할 때 언제나 닮은 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가 캐릭터와 비슷한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캐릭터와 더 가깝게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서다.

-<헝거게임> 책을 읽었나? 캐릭터를 제외한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좋았나.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 이야기가 가진 힘이 좋았다. 이야기가 그려내는 인간에 대한 초상이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든다면?) 리얼리티 TV쇼에 대한 집착과 타인의 비극을 오락으로 만들어내고 또 그걸 즐기는 문화 등이 그렇다.

-엄청난 유명세가 보장된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유명해질 것이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알기도 전부터 이미 팬이었다. 사실 나보다 엄마가 먼저 책을 읽었고, 내게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정말 좋은 역할이 될 거라고 말해줬다. <윈터스 본> 때도 그랬으니 엄마에게는 특별한 감이 있든지 아니면 감식안이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엄마가 <헝거게임>의 출연과 관련해 ‘위선자’라고 했다는데 사실인가.
=(우하하하하) 맞다. 이 역할을 맡으면 내 개인적인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했다. 이 영화를 하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언제까지나 캣니스로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는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가 그다음날엔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하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였는데, 엄마는 “너는 인디영화를 할 때는 영화의 규모와 관계없이 감독과 시나리오가 좋아서 한다면서, 감독과 시나리오가 좋은 스튜디오영화는 규모가 커서 안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말하며 날더러 위선자라고 했다.

-무언가에 반항해본 일이 있나.
=있다. 학교 다닐 때 학교를 거의 문을 닫게 할 뻔한 일이 있다. (어떤 일인가?) 수업시간에 박테리아에 대해서 배웠는데, 학교 화장실이 너무 더럽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리고 깔끔하게 청소된 상태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샘플을 채취해서 박테리아 검사를 했는데, 그 수치는 그 어떤 기관이라도 문을 닫을 만큼 높았다. 그러니까,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가 되겠다. 나는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학교에 반항한 적이 있다. (실제로 문을 닫았나?) 모른다. 그다음에 나는 뉴욕으로 떠났다. “화장실이 정말 더럽군요!”라고 외치고 떠난 셈이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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