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프로메테우스] ‘실제 촬영’이 만들어낸 스펙터클
2012-06-11
글 : 김도훈
<프로메테우스> 프로덕션 디자인

거장은 CG를 좋아하지 않는다. 리들리 스콧은 제 크기의 세트를 지어올려야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프로메테우스> 역시 리들리 스콧 스스로 “실제 촬영”이라 부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거대한 외계 우주선의 내부도 실제 크기로 지어졌고, 외계 행성 위에서 벌어지는 장면 역시 그린 스크린을 활용한 가상 스튜디오가 아니라 아이슬란드에서 촬영됐다. 몇몇 프로덕션 사진들을 통해 <프로메테우스>의 규모를 미리 짐작해보자.

화산이 꿈틀대는 아이슬란드

현장의 노미 라파스. 도입부와 클라이맥스의 야외장면은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활화산이 위치한 아이슬란드의 헤클라 지역에서 촬영됐다. 엄청난 위험부담으로 인한 보험료가 영화의 제작비를 올려놓은 것 아니냐고? 리들리 스콧은 “영화를 업으로 둔 사람이 자연을 두려워한다면 다른 직업을 찾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보다 안전한 모하비 사막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스콧은 결국 아이슬란드를 택했다. “이곳은 엄청나게 거칠고, 마치 쥐라기 시절 같다. 그게 결정적인 이유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에일리언 놀이터

실내 세트의 리들리 스콧. 제작진은 넓이가 5481㎡에 달하는 ‘007 스튜디오’ 등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의 5개 촬영장을 모조리 장악했다. 그걸로 충분했냐고? 어림없다. 제작진은 5개 촬영장 위에 16개가 넘는 세트를 더 건설했고,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007 촬영장의 넓이마저 확장해야 했다. 스탭들에 따르면 “리들리 스콧은 세상에서 가장 큰 에일리언 놀이터를 만들었다”고.

최첨단 스페이스십

프로메테우스호는 <지. 아이. 제인> 시절부터 스콧과 함께 일해온 프로덕션 디자이너 아서 맥스가 디자인했다. 그는 프로메테우스호가 “가능한 한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은하계의 깊은 곳까지 갈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한 기함”이 되기를 바랐다. 특히 재미있는 건 유리로 둘러싸인 함교의 디자인이다. 훨씬 이후의 역사를 다루는 <에이리언>의 노스트로모호보다 너무 앞서나가는 거 아니냐고?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화물 인양선에 불과한 노스트로모호에 비해 프로메테우스호는 지구의 모든 과학을 집약한 탐사선이라는 것이다.

가장 두려운 장소, 병원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장소? 병원이다. 반투명 상자처럼 생긴 프로메테우스호의 치료기기 로보틱 메디컬 포트는 <프로메테우스>에서도 결정적인 호러 시퀀스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주인공 노미 라파스의 말을 들어보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마도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될 거예요.”

나사 스타일? 복고풍 우주복!

주인공들의 우주복은 <글래디에이터>부터 리들리 스콧과 일해온 의상 디자이너 잔티 예이츠가 맡았다. 감독의 요구는 관객에게 익숙한 NASA 스타일의 우주복은 피하라는 것이었다. “생체의학적 장비와 소재들을 사용해 놀라울 정도로 가볍고 유연한 우주복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스콧 감독은 사각지대가 전혀 없는 둥근 모양의 헬멧을 원했습니다.” 스콧은 마치 1950년대 SF 고전들을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우주복을 원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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