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70년대를 추억하고 싶은 이들에게 <뉴타입 히어로 얏타맨>
2012-06-20
글 : 김도훈

1970년대 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얏타맨은 추억의 이름이다. 물론 얏타맨이라는 이름으로는 아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얏타맨>은 지난 1977년, 지금은 사라진 방송국 <TBC>를 통해 <이겨라 승리호>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오랫동안 한·일 양국에서 추억의 상품으로만 남아 있던 <이겨라 승리호>는 지난 2009년 <이치 더 킬러>의 미이케 다케시가 실사영화로 만들어 애니메이션 원작영화로는 드물게 비평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미이케 다케시의 영화와 달리 <뉴타입 히어로 얏타맨>은 완벽하게 유년 관객을 타깃으로 해 완성한 애니메이션이다. 토이토이 왕국은 장난감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나라다. 그런데 왕국의 실력자인 퍼즐 장군은 지구를 퍼즐처럼 파괴할 수 있는 비밀병기를 극비리에 제작 중이고, 심지어 얏타맨 1호의 아버지가 인질로 잡혀서 비밀병기 개발을 돕고 있다. 토이토이 왕국의 초대장을 받고 몰래 잠입한 얏타맨 1호와 2호는 곧 퍼즐 장군의 함정에 빠지고, (<이겨라 승리호>의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인) 강아지 모양의 병기 얏타킹마저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만다.

오랜 팬들이라면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악역 중 하나일 도론보 일당의 매력이 보다 섹시하게 살아나지 않은 게 실망스럽겠지만 어쩌겠는가. 이건 어디까지나 유년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만약 당신이 <이겨라 승리호>의 추억을 되살려보고 싶은 성인 관객이라면 조카나 아들, 딸의 손을 잡고 극장에 가서 남몰래 즐기는 건 가능하겠다. 극장판답게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꽤 근사한 액션장면들이 준비돼 있다. 그런 다음 미이케 다케시의 실사판 <이겨라 승리호>를 구해본다면 추억의 길티 플레저를 즐기는 방법으로는 완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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