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많아도 너무 많다. 왕이 하는 일도 많다. 백성을 긍휼하고, 대신들의 간언에 시달리는 것에 더해 사랑도 한다. 지난해 방영된 <뿌리 깊은 나무>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만난 왕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제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르면 뜻밖의 기회로 왕을 대신하게 된 남자까지 만날 수 있다. 대중문화의 왕은 언제나 많았고, 조선이든 고구려든 신라든 국적도 다양했지만 대선을 앞둔 올해 들어 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많아졌다는 건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게다가 그들은 연산군처럼 광기에 젖은 인물도 아니고, 숙종이나 정종처럼 여인들이 벌이는 암투의 한복판에 놓인 왕도 아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왕을 보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들에게서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계기삼아 지난 1년 동안 관객이 만났던 왕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을 통해 관객의 열망을 흡수하는 대중문화의 태도를 엿보려 했다. <뿌리 깊은 나무> 이전, 우리가 자주 보았던 왕의 캐릭터들을 살펴보았고 역사소설가 이수광에게 아직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왕들의 이면을 소개받았다. 당신이 원하는 왕의 이상을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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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작 <광해, 왕이 된 남자>까지 영화와 드라마로 그려진 왕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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