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5년 전으로 돌아가도 <트와일라잇>을 찍겠다
2012-11-22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에드워드 역의 로버트 패틴슨

-시리즈의 끝이다. 기분이 어떤가.
=모르겠다. 정말이다. 사람들은 같은 질문을 3편이 개봉했을 때부터 계속해서 물어온다. 글쎄… 아마도 나의 또 다른 인생이 끝나는 것 같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영화에 출연하는 중에도 그 사이사이 <트와일라잇>으로 돌아오곤 했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잠시 쉬는 거고 다시 영화를 촬영하러 가야 할 거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텐데. (하하)

-<트와일라잇>에 출연하기로 했을 때만 해도 뱀파이어가 나오는 인디영화라고 생각했을 텐데, 최근 몇년간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스스로도 놀랍다고 생각할 때가 있나.
=물론이다. 이 영화가 이렇게 인기를 얻을 거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 뒤에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트와일라잇> 촬영장에서 느껴지던 에너지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는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그때만 해도 잘되면 컬트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첫 영화가 개봉하고 속편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인기를 실감했던 것 같다.

-모든 상황이 똑같다고 할 때 다시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출연하고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겠는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내가 지나간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이렇게 대답하는 걸 수도 있다. 나는 그때 21살이었고, 이 영화는 내가 미국에 와서 출연하는 첫 영화였다. 내 나이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만족했던 것 같다. 지금도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제 20대의 연기는 지나가는 것 같다.

-<OK!> 매거진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선정했는데 1위가 웨딩장면이고 2위가 섹스장면이다.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웨딩장면은 아니었다. 나는 결혼식 장면에서 소품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트와일라잇>의 마지막에 프롬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추웠고 발밑은 질척거렸으며 사방에서 개구리가 울어댔다. 모두가 짜증이 나 있었고 엉망이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면을 연기해야 한다니 진짜 웃겼다. 하지만 지금도 그 당시의 에너지는 기억에 남는다.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에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극도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발달시키면 된다. (하하) 누군가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미디어를 통해서 퍼뜨린다면, ‘저 기자는 가십이나 떠드는 사람이야’라고 혼자 생각하고 만다는 거다. 사실 미디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정말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건 집 밖에서 하루 종일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따라다니는 사람들이다.

-공공장소 중에서 이제는 가지 못해서 너무나 그리운 곳도 있나.
=그냥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이 그립다. 익명성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특권이다. 빼앗기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아, 또 한 가지 그리운 건, 주차장에서 빈둥거리는 거다. 처음 영국에서 미국에 왔을 때 광활한 주차장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킹코스 주차장에 앉아서 각본을 쓰는 연습을 했는데 한자리에 앉아서 다 쓰고 킹코스에 들어가서 인쇄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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