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의 모델이 되는 고릴라는? 고릴라 연기는 누가, 어떻게? 링링이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미스터 고>는 4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제작 뒷이야기가 풍성한 작품이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3D 촬영 그리고 VFX(시각특수효과) 같은 후반작업까지 영화의 전 공정 중 독자들이 궁금해할 제작기를 <미스터 고> 스탭들로부터 들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참고해도 좋고, 영화를 보고 난 뒤 읽어도 괜찮다.
<미스터 고>의 고릴라 링링은 동물원에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정말인가?
맞다. 김용화 감독이 촬영 전 자주 들른 곳이 바로 서울대공원의 유인원관이었다. 고릴라 부부 고리롱과 고리나의 움직임을 관찰하러 갔다고 한다. 감독을 비롯해 연출부들이 자주 찾다보니 고릴라들이 나중에는 연출부 중 한명을 인지하고 반가워 하기도 했으며, 때문에 지지난해 고리롱이 죽었을 때 김용화 감독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동물원을 방문하고 고릴라를 관찰하는 게 김 감독의 주요 일과가 된 건 <미스터 고>의 고릴라 링링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핵심 질문은 딱 하나였다. 고릴라 링링을 의인화할 것인가, 아니면 더 동물스럽게 갈 것인가?” 정주균 프로듀서의 말이다. 제작진은 고민 끝에 최대한 실제 고릴라에 가깝게 가는 게 감동을 배가할 수 있을 거라는 결론을 냈다. 실제 고릴라 연구에 전력을 다한 것도 그래서다. 고릴라를 다룬 다큐멘터리도 많이 봤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코코>를 많이 참고했고 <킹콩>과 침팬지를 다룬 <혹성탈출>도 주요 자료였다. 김용화 감독과 스탭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동물원을 방문해 고릴라를 관찰하기도 했다. 그중 일본 동물원의 고릴라 하오코가 특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제작 전 20명이 넘는 애니메이터들이 일본 동물원에 견학을 갔는데, 꼬박 3박4일 동안 하오코의 움직임만 관찰하고 돌아왔다. 이렇게 기록한 고릴라의 모습들이 주연 고릴라 링링의 움직임에 많이 활용됐다고 한다.
<미스터 고>에는 링링과 레이팅, 두 마리 고릴라가 등장하는데, 둘은 어떻게 구별하나?
일단 성별로는 구별이 어렵다. 정주균 프로듀서는 링링과 레이팅(사진) 둘 다 수컷으로 설정했다고 전한다. “성별이 다르면 사랑에 빠질 위험도 있고…. (웃음) 연인관계보다는 경쟁자, 질투심을 더 강조하고자 했다.” 김용화 감독은 “링링은 큰 덩치에 우둔해 보이고 고릴라다운 면모를 가진 사랑스러운 고릴라로 그리고 싶었고, 그걸 찾아내기 위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 레이팅은 기민하고 빠르고 순발력있는, 링링보다 더 의인화된 고릴라다. 좀더 인간에 가까운 표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한 적 있다. 링링은 로랜드 고릴라종을 모델로 했는데, 동물원의 고릴라가 대부분 이 종에 속한다(영화 <킹콩>의 고릴라 역시 같은 종이다). 레이팅은 유전학적으로 인간과 99% 일치한다는 마운틴 고릴라종으로 설정했다. 마운틴 고릴라가 상대적으로 더 사나운 편이라 레이팅의 성격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두 마리의 고릴라는 크리처 슈퍼바이저팀과 R&D 슈퍼바이저팀에서 구체적인 디자인 과정을 거쳐 생명력을 얻게 되었다. 유태경 크리처 슈퍼바이저는 “동물원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고릴라 자료는 전부 수집했다. 사랑스러운 느낌과 사실적인 표현 사이의 접점을 찾느라 여러 차례의 테스트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고릴라의 털을 표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자체 개발했다. 이 부분은 R&D 슈퍼바이저 최완호의 역할이 컸다. 링링의 털을 표현하기 위해 대략 500만 가닥이 필요했다고 한다. “수작업은 불가능한 양이었다. 아티스트가 대표성을 지닌 털(전체의 1~3%)을 띄엄띄엄 배치하여 만들고, 프로그램은 이 정보를 토대로 비어 있는 곳에 털이 자동적으로 생성되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털은 액션이 많은 야구 시합 장면과 링링과 레이팅이 싸우는 장면에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한다. 가령 야구 유니폼을 입을 때 눌린다거나 살짝 삐져나온다거나 하는 섬세한 털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길.
고릴라 링링에게도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 같은 배우가 있었나?
물론이다. 링링의 움직임과 표정을 연기하고,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들과도 항상 함께하는 액션 디렉터의 역할까지 겸한 배우가 있었다. 바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흥래다. 연극과 무용을 하던 그는 원래부터 몸의 움직임을 활용한 연기에 관심이 있었다. “이 영화 아니었으면 정말 할리우드에 가서라도 연기하려고 했다. (웃음)” 김흥래는 “시나리오 보면 링링의 대사는 ‘워~워’ 딱 하나다. 나머지는 모두 지문으로 되어 있다. 링링은 상상으로 해야 하는 연기였다”고 말한다. 모션캡처 연기를 위해 <킹콩> 등 고릴라가 나오는 영화를 모두 마스터하고, 야광테이프를 온몸에 붙여 연습을 하는가 하면, 놀이터 철봉에 매달려 링링의 움직임을 수없이 만들어야 했다. 링링이 야구장 외줄에 매달려 가는 아찔한 동작 같은 건 모두 이런 노력을 통해 얻어진 최상의 결과물이다. “김용화 감독님이 워낙 숙제를 많이 내주신다. 어느 날은 ‘고릴라가 어떻게 공을 던질까?’ 하고 가셔서 그걸 한달 연구하고, 다음엔 ‘고릴라는 어떻게 춤을 출까?’ 하면 또 그 연구에 온통 매달리는 식이다. 항상 ‘믿는다’고 하시니 자연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300kg이 넘는 거구의 고릴라 링링의 육중함을 몸으로 표현하라는 것도 김용화 감독의 주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무려 살을 22kg 찌웠다고 한다. 초반부터 합류해 촬영장에 상주하면서 참여한 작품이니만큼 감회도 남다르다. “완성된 영화를 보는데 링링이 뛸 때마다 나만 왜 그렇게 슬픈지 눈물이 계속 나오더라.”
링링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까닭은 무엇일까?
링링이 두산 베이스에 입단하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다. 촬영 전, <미스터 고> 정주균 프로듀서와 제작진은 링링이 뛰어야 할 프로야구 구단 섭외에 꽤 애를 먹어야 했다. 영화의 내용을 들은 프로야구 구단 대부분이 자신의 팀이 “고릴라가 합류하면서 강해지는 팀으로 묘사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구단에 어떠한 요구사항 없이 구단 저작권만 사용하는 게 제작진의 시급한 목표였다. 그때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준 팀이 두산 베어스였다. 링링의 상대팀을 구하는 건 더욱 어려웠다. 링링에게 수시로 홈런을 얻어맞아야 하는 상황은 어떤 팀에라도 유쾌한 그림이 아니니까. 정주균 프로듀서는 신생팀인 NC 다이노스에 조심스럽게 제안했고, 다행스럽게도 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 상대팀으로 사용을 허락했다. 촬영에 들어가자 두산 베어스는 제작진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정 프로듀서는 “원래 두산을 상징하는 색깔이 흰색인데 영화에서는 링링 때문에 노란색을 써야 했다. 두산 홈경기 때 잠실야구장의 관중 소스를 촬영한 적이 있었다. 두산 구단은 제작진이 제작한 노란색 공기 방망이를 관중에게 함께 제공하는 배려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영화 속 잠실 야구장의 노란색 물결은 장관이었다. 촬영이 거의 끝날 때쯤 기아, 롯데, 넥센이 구단 사용을 허락한 반면 한화, LG, 삼성, SK 등의 구단들은 끝내 사용권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몇몇 프로야구 구단의 협조 덕분에 영화 속 한국프로야구는 현실적인 묘사가 가능할 수 있었다.
오다기리 조, 류현진, 추신수의 깜짝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30년간 같은 미용사에게 머리를 깎아왔다.” 극중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구단주로 출연한 오다기리 조가 자신의 바가지 머리를 진지하게 설명할 때 객석은 뒤집어졌다. 그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김용화 감독이 오다기리 조를 캐스팅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 촬영현장에서 쌓은 친분 때문이다. 물론 그의 출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용화 감독의 예상과 달리 오다기리 조는 코믹한 역할을 좋아한다며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 속 바가지 머리 대신 민머리를 제안하면서 말이다. 김용화 감독이 “오다(기리)상, 민머리는 설정이 과한 것 같다”고 당황하자 오다기리 조는 지금의 바가지 머리로 마음을 바꿨다. 바가지 머리 가발을 직접 제작해 <미스터 고> 현장에 합류한 오다기리 조는 3회차의 짧은 촬영 분량을 성실하게 소화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깜짝 출연은 오다기리 조뿐만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추신수 선수와 신인답지 않은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사진) 선수도 잠깐 등장해 링링의 한국 프로야구 도전에 대해 한마디씩 던진다. 두 메이저리거의 출연은 김용화 감독과 고 조현길 미디어앤파트너스 대표와의 인연으로 가능했다. 당시 조현길 대표는 류현진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입단 확정 직후, 추신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서울에 잠깐 왔을 때 자신의 분량을 촬영했다.
3D 촬영을 위한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움직인다고 하던데?
150도에서 200도,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카메라가 계속 움직인다. 입체감을 주기 위한 방법인데, 화면의 전부를 빼놓지 않고 다 담는다고 봐야 한다. 좌우, 위아래로 회전이 가능한 테크노 크레인을 이 영화만큼 깨알같이 활용한 경우도 없었다. 특히 야구장에서 타자로 나선 링링의 활약은 3D 촬영의 입체감을 가장 명확하게 느낄 수 있는 장면. 중계로만 보던 야구 경기가 아니라 카메라가 경기장 안으로 쑥 들어가 바로 옆에서 야구를 보는 느낌이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돈과 시간이 충분하면 높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 한국영화 제작 현실에서 돈과 시간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엔 해보자고 했다.” 박현철 촬영감독의 자신감은 충분했다. <스텝업 3D>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를 경기장 액션 장면에 참고했다. 무엇보다 3D 촬영을 위한 카메라, 렌즈, 조명 등이 모두 재정비되어야 했다. 이번엔 <국가대표> 때 사용한 레드원 카메라 대신 보다 선명하고 밝은 화면을 연출하는 레드에픽을 선택했다. 조명팀의 고충도 컸다. “3D 촬영을 위한 빛을 확보해야 했다. 일반 영화의 조명이 한개라면 우린 세개가 필요했다.” 이석환 조명감독이 고안한 것은 광량이 풍부한 LED 라이트다. “촬영장을 모두 LED 전구로 도배해야 했다.” 야구장에서의 광량 확보가 뭣보다 관건이었다. 촬영장인 춘천시립야구장의 조명 중 60~70%가 손실된 상태였고, 이를 복구하는데 들어간 비용만 1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최소 1주일 전에 가서 미리 조명 세팅을 하니 하루 20~30컷도 찍을 수 있었다. 당일에 가서 바로 찍는 현장 풍토와는 달랐다. 아마 이번 영화로 사전작업에 대한 인식도 환기되지 않을까.” 이석환 조명감독의 말이다.
<미스터 고>의 후반작업을 진두지휘한 덱스터 디지털은 어떤 곳인가?
한국의 ‘웨타 디지털’이라고도 불리는 덱스터 디지털은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4년 전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를 제작하기 위해 이곳을 설립했다. 고릴라라는 디지털 캐릭터를 직접 제작해야 했고, 디지털 캐릭터를 염두에 둔 3D 촬영을 해야 했기에 영화의 전 공정이 한 군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후반작업 업체라기보다는 <미스터 고>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전천후 기지라고 보면 된다.
150여명이 넘는 국내 VFX 전문가들이 4년 동안 <미스터 고>의 후반작업에 매달렸다. 크리처(고릴라 모형이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고릴라가 변형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라이팅(조명 및 고릴라 털의 재질을 제작하는 작업), 텍스처(사실감있는 입체 화상을 묘사하기 위해 뼈대만 앙상한 모델링 표면에 색을 입히는 작업), R&D(VFX 공정에서 작업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툴을 개발하는 파트), 애니메이팅(3D애니메이션 프로그램에서 입체모형으로 제작된 고릴라가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작업), 렌더링(3D로 만들어낸 고릴라를 2D 이미지로 변환하는 작업), 매치무브(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고릴라를 실사에서 촬영한 배경에 정확하게 맞추는 작업) 등 VFX의 모든 공정이 한 몸처럼 움직인 덕분에 잠실야구장에서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는 고릴라 링링이 탄생할 수 있었다.
링링이 사는 서울의 고급빌라, 링링이 기거하던 중국의 서커스단 모두 자체 제작한 공간이라고?
‘더 높게, 더 크게, 더 튼튼하게.’ <미스터 고> 미술의 원칙을 꼽자면 이렇다. 바로 3D 촬영에 필요한 기본 장치였다. “일반 영화보다 스탭도, 장비도 많아서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3D 촬영을 위한 카메라 움직임이 크다보니 천장도 높아야 했다. 고릴라의 크기를 고려하면 일반 공간보다 월등히 커야 했다. 헌팅으로는 불가능했다. 모두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국가대표>부터 김용화 감독과 작업해온 양홍삼 미술감독의 말이다. <미스터 고>의 공간은 그래서 모두 직접 제작을 하거나, 최대한 넓은 공간을 찾은 결과다. 링링이 살던 옌볜 서커스장은 옌볜에 없었다. 중국의 서커스장, 동춘서커스장 등을 찾아봤지만 대부분 영세한 소규모. 그래서 영화 속 서커스단은 세트다. 내부가 2천평에 달하는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외부는 경기도 화성에서 찍었다. 거대한 천막 역시 미술팀이 장장 45일간에 걸쳐 만들었다고. 링링이 수술을 받는 지하창고도 스튜디오가 아니라 규모가 큰 미군기지의 창고를 활용했다. 성충수(성동일)의 서울 집 역시 큰 규모로 직접 제작한 세트다. 링링의 비율에 맞춰 모든 걸 크게 제작했는데, 예를 들면 카펫의 크기도 일반 크기의 몇배에 달한다. 미술팀을 가장 애먹인 건 성충수 집에 있던 링링을 위한 나무 한 그루다. CG로 만들면 티가 나니 진짜를 고집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나무 가격이 워낙 비싸서 큰 나무를 찾기도 힘들었던 데다, 토양이 바뀌다보니 일주일 정도밖에 견디지를 못해 관리에도 꽤 어려움을 겪었다고. CG와 3D에 적합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매주 끊임없는 회의와 검증이 뒤따랐다. 양홍삼 감독은 “다른 작품의 4배 정도의 공력이 필요했다”며 이번 작업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용화 감독의 작품 중 처음으로 오케스트라 음악이 시도됐다는데?
<국가대표>를 비롯한 김용화 감독의 전작은 거의 모든 스코어가 팝 스타일이었다. 반면 <미스터 고>의 경우 처음부터 오케스트라를 이용한 스코어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역시 오케스트라 음악은 이번이 처음인 이재학 음악감독은 할리우드영화가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식을 연구하다가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음악을 찾았다.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을 작업한 존 윌리엄스와 <슈렉> <해피피트> <아이스 에이지> 같은 애니메이션을 책임진 존 파월의 음악이었다. 그는 “최근 블록버스터를 주로 작업하는 한스 짐머보다 과거의 정서를 간직하고 있는 존 윌리엄스쪽이 <미스터 고>와 어울렸고 존 파월의 애니메이션 음악이 가진 따뜻함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에서 진행된 오케스트라 녹음 규모는 블록버스터급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 86명, 합창단 40명, 민속악기 연주자 10명 등 총 136명의 연주자가 녹음에 참여했다. 중국의 해금에 해당하는 ‘얼후,’ 중국 목관악기 ‘샤오’ , 불가리아 백파이프 같은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악기도 투입됐다. 부상당한 링링이 절뚝거리며 로커룸을 걸어가는 시퀀스부터 영화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무려 30여분 동안 이어지는 긴 스코어를 비롯해 총 1시간30분에 달하는 스코어들이 많은 연주자들의 힘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재학 음악감독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스코어는 총 세곡이다. 링링이 로커룸을 걸어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스코어, 웨이웨이가 등장할 때마다 각기 다른 느낌으로 변주되는 웨이웨이의 테마곡, 고릴라 레이팅의 테마곡과 림샤오강(김희원)의 테마곡을 섞은, 영화 마지막 동물원 장면에서 등장하는 스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