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 이후 1 0 년 만에 돌아온 장준환 감독
-소재와 이야기가 신선하다. =애초 뼈대가 되는 시나리오를 쓴 작가가 있었다. 그 작가의 작품을 재밌게 읽었고, 거기에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붙잡고 늘어져보고 싶어 각색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주인공의 이름이자 영화의 제목인 ‘화이’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 =원래는 와이(why)에서 출발했다. 촌스럽게 발음하면 화이가 되지 않나. 결국 <화이>는 인간 내면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대사에도 ‘왜’라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의 이름과 서서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화이 역에 어떤 배우를 캐스팅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화이를 찾기까지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시나리오 속 화이에 정확히 부합하는 배우가 없었다. 화이는 그냥 화이였다. 그 화이를 누가 제일 잘 구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여러 배우를 만났다. 그러면서 여진구라면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여진구는 칭찬할 게 참 많은 배우다. 그가 화이를 연기하면서 시나리오상에는 없던 파워가 생긴 것 같다.
-<지구를 지켜라!>는 다양한 층위의 영화였다. 코미디에서 진지한 드라마까지도 아우르는. <화이>는 어떤가. =묵직하게 쭉 뻗어나가는 쪽이다. 그런 점에서 전작 <지구를 지켜라!>와는 톤이 좀 많이 다를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단선이지만 후반부에는 반전도 있는, 크고 넓고 깊은 이야기다. 감정의 진폭이나 울림이 멜로드라마처럼 보이는 순간도 있고 하드보일드하게 보이는 순간도 있고.
-10년 만에 찍는다. 뭐가 걱정이고 뭐가 즐거운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그게 기대이면서도 걱정이다. 그동안 꾸준히 해왔다면 현장에서의 노련함이 쌓였겠지만 그런 부분들이 비어 있다. 그 점을 잘 보완해서 이 큰 프로젝트를 제대로 완성해내고 싶다.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모든 걸 놓치지 않고 세상에 내보내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는 욕심이 앞선다. 새롭게 기대되고 즐거운 부분은 배우들에 관한 것이다. 배우들이 어떻게 영화 안에서 살아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