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한 공간 안에 다른 시간대가 공존하다 <플러스 원>
2014-09-03
글 : 김태훈 (영화평론가)

데이비드(라이스 웨이크필드)는 여자친구인 질(애슐리 힌쇼)의 펜싱 경기에 갔다가 다른 펜싱 선수와 얼떨결에 키스를 하게 된다. 그 장면을 목격한 질은 이후 데이비드를 멀리한다. 질을 만나기 위해 데이비드는 친구인 테디(로건 밀러)와 함께 파티장으로 가고 그곳에서 다른 남자와 같이 놀러 온 질을 보게 된다. 한편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그 마을에 떨어진다. 그 운석에서 이상한 기운이 전신주를 타고 흐르고 마을엔 몇번의 정전이 일어났다가 다시 불이 들어오는 것이 반복된다. 파티에서 미모의 여자를 만나 잠자리를 가진 테디 앞에 그녀와 똑같은 여자가 나타나고 테디는 놀라서 방을 뛰쳐나온다.

<플러스 원>은 한 공간 안에 다른 시간대가 공존하는 것을 소재로 한 영화다. 10년 전 같은 먼 과거가 아니라 정전이 되고 다시 불이 켜질 때마다 파티장의 몇 십분 전의 과거가 현재의 공간 안에 똑같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공존하는 과거의 시간은 점차 현재와 시간 격차를 좁히며 현재의 시간을 추격해온다. 설정 자체는 흥미롭고 충분히 호기심을 끌 만하지만 좋은 소재를 깊이 있게 성찰하지 못하고 그것을 하나의 사건으로 이벤트화한다. 그 절박한 극단과 만남의 순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과 정서를 공포라는 정서로 획일화하고 파티장의 눈요기들과 이벤트들로 관객의 눈을 자극한다. 주인공이 욕망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내적 갈등의 치열함은 잘 드러나지 않으며 서사 구조 또한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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