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30년만에 다시 만난 형제 <우리는 형제입니다>
2014-10-22
글 : 김성훈

상연(조진웅)과 하연(김성균)은 형제다. 어릴 때 고아원에서 생이별했던 두 사람은 사람을 찾아주는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30년 만에 다시 만난다. 가난 때문에 미국에 입양 갔던 형 상연은 한인교회 목사가 되어 있었고, 동생 하연은 온갖 고생 끝에 굿 전문 박수무당이 되어 있었다. 믿고 있는 종교를 비롯해 말투도, 옷차림도 세월의 차이가 크지만, 피로 맺어진 관계인 만큼 두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얼싸안고 눈물을 터트린다. 하지만 상봉의 기쁨도 잠시, 하연과 함께 방송국을 찾아온 엄마(김영애)가 사라진다. 치매가 있는 엄마는 기면증을 앓는 방송작가 여일(윤진이)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여일이 잠깐 잠든 사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두 형제는 엄마를 봤다는 제보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엄마를 찾기 위해 동행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형제를 그린 휴먼 코미디다.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상연과 하연 두 형제가 티격태격하는 영화의 전반부는 코미디에 무게가 실려 있다.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까닭에 조진웅과 김성균의 호흡은 꽤 볼만하다. 두 형제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코미디에서 드라마로 옮겨간다. 가난 때문에 가족이 생이별을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서로를 오랫동안 그리워하며 살 수밖에 없었던 사연들이 가슴을 울컥하게 한다. 하지만 인물의 만듦새가 전반적으로 엉성한 건 아쉽다. 특히 여일의 기면증은 엄마를 방송국에서 잃어버리기 위한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연과 하연이 티격태격하는 시퀀스나 맥아더 장군 도사가 보여주는 개인기 역시 철 지난 유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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