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10대부터 60대까지, 소리질~러!
2014-11-25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서울독립영화제 40주년 맞아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깜장고무신2’ 연습 현장
2001년 결성된 ‘깜장고무신ʼ 1기.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 밴드 ‘깜장고무신2’가 뜬다! 2001년 한국독립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축하 공연을 했던 프로젝트 밴드 ‘깜장고무신’에 이은 2기 밴드다. 당시 공연을 끝으로 유야무야 사라졌던 ‘깜장고무신’이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40주년을 축하하며 다시 뭉쳤다. 무려 13년 만의 부활이다. 영화제에서 신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독립영화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멤버들은 그야말로 신구가 조합을 이뤘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김동원 감독과 지난해 앨범까지 발매한 수준급의 기타리스트 김일안 독립음악인이 원년 멤버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켰다. 여기에 네명의 배우, 권해효(보컬, 기타), 김재록(보컬, 베이스), 서영주(보컬), 백수장(키보드)이 새롭게 가세했다. 또 한명의 히든카드는 김동원 감독의 친딸인 19살 김푸른양. 드러머로 합류한 푸른양 덕분에 ‘깜장고무신2’는 평균 연령을 확 낮추며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가 고루 포진한 밴드로 거듭났다.

2014년 13년 만에 돌아온 ‘깜장고무신2ʼ.

“나 이거 10분이면 끝날 줄 알았어. (웃음)” 상수동 지하 연습실 한쪽에서 목이 잘 안 풀리는지 김동원 감독이 멋쩍게 웃는다. 급기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 아, 아악!~~~” 제대로 한번 샤우팅을 내지른다. 그제야 뭔가가 뻥 뚫린다는 듯 ‘깜장고무신2’도 합주에 시동을 건다. 또 다른 보컬 권해효는 기타까지 직접 둘러메고 특유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노래 중간 애드리브까지 넣어가며 흥을 돋운다. 그는 올해 영화제에서 개막식 사회자이자 독립스타상 심사위원이며 ‘깜장고무신2’의 매력적인 보컬리스트로 맹활약할 예정이다. 베이시스트 김재록은 실제 밴드 ‘금주악단’에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노래를 한다. “영화제 상영작 <그들이 죽었다>(감독 백재호)에 ‘금주악단’이 출연했다. 영화에 수록된 곡으로 싱글도 발매한다(웃음)”며 영화제 개막을 기다린다. 키보드의 백수장도 영화제가 기대되는 건 마찬가지다. “어릴 땐 피아노 치는 게 싫었는데 크고 나니 오히려 치고 싶더라. 클래식 피아노만 쳐봐서 코드를 읽을 줄 모르는데 음악감독님으로 합류한 김동욱 음악감독이 일일이 코드를 음표로 바꿔주고 있다. (웃음)” 그는 공연 참여뿐 아니라 개막작 <오늘영화>의 단편 <뇌물>(감독 강경태)과 단편 경쟁작 <4학년 보경이>(감독 이옥섭)에 출연했고 직접 연출한 <하얀 자전거>까지 선보인다. 아빠와 한 무대에 처음으로 오르는 푸른양은 “이모, 삼촌들의 배려로 밴드 연습을 즐겁게 하고 있다”며 영화제에 임하는 나름의 계획도 밝혔다. “친구들한테 서울독립영화제를 ‘전파’할 계획이다. 매일 영화 보고 GV까지 챙길 생각이다. (웃음)” 개막 공연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연주 레퍼토리만큼은 꼭 비밀에 부쳐달라고 하니, 서영주가 “경쟁작 제목들을 엮어 자작곡을 만들어봤다”고 슬쩍 일러준 것만 살짝 알려야겠다. ‘깜장고무신2’의 실체, 아니 실력은 11월27일 CGV압구정 1관에서 진행될 개막식 현장에서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