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엔지가 카레이서가 되어가는 과정 <슈퍼레이서 엔지>
2015-09-09
글 : 문동명 (객원기자)

두들산 마을에 사는 엔지는 엄마를 도와 피자 배달을 하면서 카레이서의 꿈을 놓지 않는다. 그의 우상은 은퇴한 전설의 레이서 레이. 엔지와 그의 친구라지, 야쿠, 토리는 매일 마을의 산길에서 레이싱 연습을 한다. 엔지는 은둔해서 지내던 레이를 만나 그에게 지도를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도시에서 온 레이서 마틴의 팀에 무시당한다. 그 모습을 본 레이는 돌연 엔지의 지도를 맡기로 결심하고. 마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어린이용 TV애니메이션 <놀이터 구조대, 뽀잉>(2013), <에일리언 몽키스>(2014)를 제작한 크레이지버드 스튜디오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모 자동차 회사의 지원을 받아 그 마스코트를 주인공으로 활용했다. 티 없이 밝은 엔지가 카레이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는, 척박한 환경에 놓여 있어도 꿈을 버리지 않는 이가 은둔하고 있는 고수를 만나 마침내 그 꿈을 이룬다는 전형적인 성장담에 가깝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자동차를 다룬 작품이지만 초반부와 후반부의 레이싱을 제외하면 엔지가 번듯한 레이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드라마가 서사의 주를 이룬다. 다만 드물게 등장하는 레이싱 신들의 비주얼은 만족스럽다. 이들은 대단한 속도의 스릴을 선사하기보다 차들이 달리면서 서로 벌어지고 좁혀지는 공간감과 격한 레이싱 중에 발생하는 진동을 구현해내는 데에 집중했다. 어마어마한 속도가 전하는 말초적인 쾌감이 적어 아쉽지만, 이 방향이 아직은 의지가 앞서는 엔지의 상태까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실망보다는 제작진의 고집이 먼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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