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촬영은 주로 어디에서 이뤄졌나.
=다양한 로케이션 촬영은 우리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최대한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해 ‘진정성’을 표현하고 싶었으니까. 요새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하는 수많은 영화들과는 다르게 찍고 싶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규칙까지는 아니지만 전작들이 늘 그렇게 실제 장소에 가서 찍었던 것처럼 우리도 아부다비 사막, 웨일스 숲과 아일랜드의 스켈리그 마이클섬 등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도 실제 세트를 만들어 실사 촬영을 하려고 노력했다.
-기획 단계에서 올드 팬들과 새로 유입될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무엇을 고민했나.
=루카스 필름 대표이자 제작자인 캐슬린 케네디와 만나 <스타워즈> 속 세계를 배경으로 이 시대의 젊은 여성이 세상과 어떻게 싸워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면 얼마나 재미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기본 설정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전 시리즈의 배우들이 다시 등장하는 등 그들과의 작업을 염두에 뒀다.
-공동 각본가인 로렌스 캐스단과 마이클 안트, 그리고 감독, 세 사람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처음 마이클 안트에게 각본 제안을 했을 때가 촬영 6개월 전이었다. 그런데 그가 18개월은 걸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와 로렌스 캐스단이 함께 붙었다. 우린 LA, 뉴욕, 파리, 런던 등지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의 모든 대화를 녹음했고 그것을 시나리오로 옮겼다. 나는 로렌스 캐스단을 완전히 믿었다. 그는 오리지널 시리즈 최초의 각본가였고 우리가 아는 이 시리즈의 명대사를 모두 만들어 냈으니까.
-<스타워즈> 시리즈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너무 많다. (웃음) 어릴 때 영화를 처음 보고 과연 어떻게 찍었기에 이렇게 현실감이 느껴지는지가 궁금했다. 예를 들어 우주선이 뜨고 나는 정류장 신을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해서 기억했다가 나중에 루카스 필름 아카이브에 가봤더니 그 작업툴이 남아 있더라. 실제로 우주 세트를 제작해서 만든 방식도 놀라웠다. 그리고 또 하나, 컨셉아트 일러스트레이터 랠프 매쿼리의 디자인과 음악도 좋지만 이 시리즈의 핵심은 인간의 선함에 대한 존중이란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나간 점이다. 사회적인 이슈도 자신감 있게 담아내고. 나는 1977년 4월,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와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면서 다른 남자가 됐다. (웃음) 그것은 내 열정이자 현재의 삶의 기반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메모해두는 노트가 있나. 매번 다양한 시리즈를 흥행시키는 비결이 담겨 있을 것 같다.
=(휴대전화를 숨기는 시늉을 하며)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시나리오를 쓸 때 내가 즐겁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관객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운이 좋게도 그 공식대로 지금껏 진행됐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여서 참여했다. <스타트렉> 시리즈는 형제가 아닌데도 형제간의 우애와 갈등을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작업했다. 그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주제다. 그런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임할 때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워낙 어려서부터 내가 사랑했던 작품이라서 예전과는 다르게 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선과 악, 빛과 어둠이 싸우고 갈등하는 기본 골격은 있지만 2015년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주 이야기 안에 시대 변화, 예를 들면 복잡해진 정치•군사적 관계를 대입하는 등의 재미가 있었다.
-번역하기도 까다로운 ‘포스’란 무엇인지, 직접 정의를 내려준다면.
=영화에서는 포스를 모아 초능력처럼 사용하는 등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그 근본에는 진실된 요소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수백명의 관객과 울고 웃고 놀라는 순간, 포스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어떤 공동체적인 힘, 유대감에서 오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