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이보다 더 뜨거울 순 없다
2016-02-11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길 떠나는 가족> 연습 현장

혹한의 1월23일.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연극 <길 떠나는 가족>(김의경 작)의 연습이 진행됐다. 일제 식민 지배와 분단 조국에서 광기에 가까운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 이중섭의 일대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이윤택 연출가는 “1991년 초연 때 이중섭 역의 김갑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렸고 이윤택의 출세작이 됐던 작품이다. 올해가 이중섭 화백 탄생 100주년이라 다시 보는 의미가 크다. 보고타 국립극장 초청으로 3월에는 콜롬비아로 향한다”고 설명한다. 주연배우 윤정섭을 비롯한 젊은 배우들에게 동작과 발성을 일일이 짚어주는 이윤택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고 진하다.

연희단거리패 현 대표 겸 배우 김소희 인터뷰

-1994년 연희단거리패의 우리극연구소 1기 출신으로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됐다. 30주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르겠다.

=연희단거리패는 매일을 가열차게 산다. 30주년이라고 거창할 것 없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리해보려 한다. <방바닥 긁는 남자>(고 이윤주 작)를 비롯해 소극장의 언더그라운드 정신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준비했다. 4월에는 이윤택 선생님에게 연극의 꿈을 심어준 <벚꽃동산>을 올린다. 셰익스피어와 안톤 체호프의 작품, 이 선생님의 신작 <꽃을 바치는 시간>도 계획 중이다.

-대표를 맡은 뒤 연희단거리패의 운영 방식이나 극의 색깔에 변화가 생긴 게 있다면.

=이윤택 선생님이 예술감독으로 계시고 이승헌, 오동식, 조인곤, 김미숙 등 40대 중반 또래 동료들이 있다. 각자 전문 분야가 있어 서로 의견을 구한다. 극단 인원도 늘고 외부와 소통도 원활해졌다. 다만 연희단거리패만의 성격을 제대로 살려가고 있는지는 늘 점검하려 한다.

-지난해 <갈매기> <적> 등의 연출작을 발표했다.

=현재는 <오이디푸스>를 준비 중이다. 연출자보다는 배우로서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작업할 때 더 즐겁다. 막내 기수인 23기 단원들의 훈련용 극인데 8월쯤에 극단 멤버들과 무대에 올릴 생각이다.

-지난여름 개봉한 안선경 감독(연희단거리패 3기)의 <파스카>(2013)에 이은 영화 작업 계획도 궁금하다.

=안선경 감독의 차기작 <나의 영화 연기 워크숍>에 출연한다. 배우 지망생인 학생들의 이야기로 극중 연기 선생님으로 출연한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6의 김수현 감독 작품 <우리 손자 베스트>에도 잠깐 나온다. 같이 만드는 사람이 좋으면 뭐든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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