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잃어버린 손녀가 12년 만에 돌아왔다. 해녀 계춘은 손녀를 바라만 봐도 애틋한데, 손녀 혜지는 어딘지 불안하고 불편하다. 한줄 시놉시스만 읽어도 <계춘할망>이 어떤 영화일지 대충 머릿속에 그려질지도 모르겠다. 단언컨대 당신의 예상은 빗나갈 것이다. 손녀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지, 1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 영화에서 그리 중요치 않다. <계춘할망>은 손녀와 할머니, 한없이 가깝고도 어딘지 어색한 둘 사이 마음의 빈칸을 채워나가는 영화다. 한동안 충무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따뜻하고 정감 있는 이야기는 한편으론 빤해서 더 세차게 사람을 끌어당긴다. 그들 사이에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건 결국 이 영화를 채우는 건 두 배우의 애달픈 몸짓, 촉촉한 눈빛, 따뜻한 표정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만큼 정확하고 충만하게 관객을 설득할 캐스팅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친손녀, 친할머니처럼 서로를 서로의 시야에 담고 훈훈한 미소를 날리는 두 배우를 만났다. 스튜디오에, 스크린에, 당신의 마음속에도 바야흐로 봄이 찾아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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