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잔잔하면서도 귀엽고 밝은 에너지를 - 웹영화 시나리오 부문 대상 <러브 제인> 이정주 작가
2016-07-13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백종헌

<러브 제인> 시놉시스

만화 오타쿠 준영은 좋아하는 만화 <러브 제인>의 연재 중지 소식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준영의 옆집에 <러브 제인>의 작가 윤아가 이사 오고, 준영은 윤아가 다시 만화를 그리게 하기 위해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윤아와 가까워진다. 준영와 윤아의 사연이 <러브 제인>의 만화 속 주인공 제인, 휴머노이드 로봇 헤롤드의 사연과 교차하며 진행된다.

장편영화도 아니고, 웹드라마도 아니다. 아직까지 ‘웹영화’라는 용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러브 제인>으로 화책연합 시나리오 공모전 웹영화 시나리오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정주 작가에게 물었다. 웹영화는 장편영화/웹드라마 시나리오를 쓸 때와 무엇이 다른가? “아무래도 분량의 차이인 것 같다. 웹영화는 분량이 장편영화의 절반 정도다. 분량을 줄이다보니 사건도 줄어들고, 캐릭터도 좀더 압축적으로 묘사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TV단막극과 더 비슷할 수도 있다.” 차이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영화이다보니 웹영화는 관객이 모바일 기기로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고려해 이정주 작가는 <러브 제인>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관객이 극장 밖 어디에서나 모바일 기기로 영화를 보더라도 부담 없는, 재미있고 라이트한 작품을 쓰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한다.

웹영화 시나리오 부문 대상작인 이정주 작가의 <러브 제인>은 만화 오타쿠 준영과 만화가 윤아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러브 제인>은 극중 남자 주인공이자 만화 오타쿠인 준영이 좋아하는 만화책의 이름인데, 어느 날 이 만화의 연재가 중단되며 준영의 마음도 초조해진다. “준영의 관심사는 한 가지다. 어떻게 하면 다시 이 만화 연재를 재개할 수 있느냐 하는 것. 그러던 중 마침 <러브 제인>을 그리는 만화가 윤아가 준영의 옆집으로 이사 오는데, 준영은 만화를 다시 그리라며 윤아의 집안일을 돕고, 윤아가 실연당한 것이 만화 연재가 중지된 이유라고 생각해 그녀의 연애에 뛰어들어 도움을 주려 한다.”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지는 법. <러브 제인>은 만화를 매개로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이정주 작가는 말한다. 작품을 구상하면서 혹시 염두에 둔 배우가 있느냐고 물으니 여자주인공 윤아는 배우 이솜을, 남자주인공 준영은 배우 봉태규와 류승범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아무쪼록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완성되기를 바란단다.

이정주 작가는 숭실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만화창작아카데미를 수료했다. 전공과 무관한 길을 선택한 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정말로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동경하며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만화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아카데미에는 자신을 뛰어넘는 열정과 재능을 가진 ‘만화 오타쿠’ 동료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던 중 아카데미의 한 선생님이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을 좀더 발전시켜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정주 작가는 지난 2015년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에 입학해 시나리오작가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러브 제인>은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다가온 성취다.

현재 온라인 광고대행사에 몸담고 있는 이정주 작가는 회사 업무를 마친 뒤 늦은 밤 집에 돌아와서야 책상에 앉을 수 있다. “주경야독의 자세로…. (웃음) 평일에는 잠시 아이디어를 정리해놨다가, 주말에 몰아서 글을 쓰는 편이다. 현재 1년에 장편영화 시나리오를 두편 정도 완성하는 게 목표다.” 노아 바움백의 <프란시스 하>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좋아한다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처럼 잔잔하면서도 귀엽고 밝은 에너지를 지닌 인물과 이야기에 마음이 간다고 한다. 대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이정주 작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 더 열심히 작업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수상에 일희일비하지 않은 채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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