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내가 재밌어야 남도 재밌어하더라 - 웹드라마 극본 부문 대상 <널 원해> 금효선 작가
2016-07-13
글 : 이예지
사진 : 백종헌

<널 원해> 시놉시스

왕따 소년 오진웅과 처녀귀신, 뱀파이어가 우정을 쌓게 되는 이야기다. 처녀귀신과 뱀파이어는 각각 간과 피를 목적으로 진웅에게 접근하지만, 정에 굶주리고 외로웠던 진웅은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좌충우돌 사건사고를 통해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진웅과 정이 들어버린 처녀귀신과 뱀파이어는 결정적 순간 자신의 목적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진다.

“무조건 재미있게 쓰자.” 웹드라마 <널 원해>의 금효선 작가가 극본을 쓰면서 다짐했던 말이다. “한신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한회만 봐도 에피소드가 꽉 차 있어 지루하지 않게 쓰고 싶었다. 드라마는 어렵기보다 톡톡 튀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고, 특히나 웹드라마는 가볍게 보기 좋은 플랫폼이니까.” 그녀는 신마다 계속 상황의 반전을 쌓고, 대사의 말장난, 갖가지 슬랩스틱을 동원해 끊임없이 웃음을 줬다. 단지 기술적으로 재미를 준 것이 아니다. “공모라고 해서 잔뜩 힘주고 쓴 게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재미있게 썼다. 너무 가벼운 판타지 같아서 안 내려다, 웹드라마니 괜찮지 않을까 하고 내봤는데 대상을 수상할 줄이야. 내가 재미있게 써야 남들도 재미있게 읽는다는 말이 맞나보다. (웃음)”

금효선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해 마음을 비우고 <널 원해>의 극본을 쓰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짧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2000년부터 <고향의 아침> <쇼 파워비디오> 등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던 그녀는 2007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등을 집필한 구선경 작가를 만나, 드라마 <푸른 물고기>의 보조 작가가 됐다. “원래 드라마작가가 꿈”이었던 그녀는 매년 낼 수 있는 모든 드라마 공모전에 도전했다. “글을 쓰다가 돈 떨어지면 아르바이트하고, 모으면 다시 글 쓰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그녀에게 이번 화책연합 시나리오 공모전은 “마지막 도전”이었다. “올해까지만 해보고, 안 되면 글쓰기는 취미로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녀의 도전은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는 데서 비롯됐다. “2006년부터 보조 작가를 시작했으니 약 10년간 습작한 셈이다. 그간의 삶을 돌아보니 인간관계도 다 끊어지고 곁에 남은 사람이 없더라. 주인공인 왕따 소년 오진웅이 나라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하고 이야기에 몰입한 그녀는 “인간의 외로움은 복수와 증오마저도 끌어안는다”는 주제하에 정에 굶주린 소년이 이상하고 기괴한 존재들과 우정을 나누는 성장담을 그려냈다.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글을 써나간 그녀는 마음의 짐을 덜었다.

그런 그녀에게 웹드라마 극본 부문 대상이라는 낭보는 기대하지 않은 선물 같은 것이었다. “앞으로도 드라마작가를 계속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더라. 안 될 일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나 싶었는데, 확신을 줬다.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그녀는 일상과 접목한 판타지 장르물을 자신만의 색으로 특화할 생각이다. “예선까지 통과한 미니시리즈도 판타지 장르였다. 저승사자가 인간의 자살을 막는 발랄한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도 판타지 장르로 성과를 얻으니 이게 내 색깔인가 싶다. (웃음)” 웹드라마를 비롯해 일일연속극, 주말연속극, 미니시리즈, 단막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던 그녀는 “웹드라마의 강점은 장르에 제한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드라마보다는 전형성을 피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런저런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금효선 작가는 <널 원해>의 타깃을 10~20대의 젊은 세대로 잡았다. “요즘 청년들은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다니는 고립된 개인도 많다. 그런 이들이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짬짬이 몰입할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그녀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재미를 먼저 추구했다. “외로움이라는 건 보편적 정서니까. 중국은 귀신을 검열한다고 들었는데, 무서운 귀신이 아니라 발랄한 귀신이라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웃음)” ‘발랄한 귀신’ 만큼이나 명랑 쾌활, 재기 넘치는 그녀의 글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