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60명의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한다 -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우조 아두바, 루비 로즈
2016-07-13
글 : 장영엽 (편집장)
우조 아두바, 루비 로즈(왼쪽부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던 파이퍼(테일러 쉴링)가 감옥에 가게 된다. 어린 시절 저지른 범죄 때문이다. 그녀가 수감된 리치필드 교도소는 온갖 종류의 인간 군상이 모여 사는 별세계다. 처음에는 15개월 동안만 눈 딱 감고 고생하자는 생각이었지만, 파이퍼는 감옥 생활에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적응해나간다. 지난 6월 시즌4를 공개한 이 작품은 매 시즌을 거치며 개성 넘치는 새로운 캐릭터와 기존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조 아두바와 루비 로즈. 한국 관객에겐 아직 낯선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콘이다. 리치필드 교도소를 배경으로 여성 수감자들의 일상을 조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그녀들의 존재감을 공고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시즌1부터 함께한 우조 아두바는 이 시리즈의 대표적인 얼굴이다. 인종과 정체성, 맡은 업무에 따라 종으로 횡으로 수많은 그룹들이 생겨나는 이 복잡한 생태계에서 우조 아두바가 연기하는 ‘크레이지 아이’는 그 어떤 규칙에도 속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여자다. 눈을 희번득거리며(그래서 별명이 ‘크레이지 아이’다) 광기어린 행동을 하다가도, 누구보다 속 깊게 동료들을 챙기는 그녀의 매력은 시청자와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한편 호주의 패션 아이콘이자 TV프로그램 진행자로 유명했던 루비 로즈는 시즌3에서 스텔라 역으로 처음 등장해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그저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지나가며 윙크를 날렸을 뿐인데, 이 한 장면만으로도 그녀는 전세계 시청자의 걸크러시 아이콘이 됐다. 바람 잘날 없는 주인공 파이퍼의 삶에 끼어들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퇴장했던 루비 로즈를 시즌4에서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자자했음은 물론이다. 그 기대에 부응해 루비 로즈는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다만 시즌3에서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우조 아두바와 루비 로즈는 이 시리즈에 출연한 경험이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고 했다. 아두바의 말처럼 “금요일엔 아무도 우리를 몰랐는데,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어 있는” 경험이라고 할까. 호주에서는 셀러브리티였지만 미국에서의 연기 활동을 준비하며 “함께 일할 매니저와 에이전트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루비 로즈 또한 <레지던트 이블6: 더 파이널 챕터>처럼 블록버스터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즌4는 이들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작업한 작품이다. “밖에서는 왁자지껄하고 시끄럽다. 하지만 그건 잠시 접어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가 원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주목하자고 제작진과 얘기했다.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고, 믿을 건 서로밖에 없었기에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었다. 시즌4를 작업하며 그저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었던 그 시기를 다시 떠올렸던 것 같다.” 우조 아두바가 말하자 시즌3에서 새롭게 합류한 루비 로즈가 “이 팀은 결속력이 진짜 대단하다”면서 맞장구를 친다. “사실 이 시리즈에 대해 많은 것을 들었지만 막상 합류하니 노출 신 등 여배우로서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장면들이 많았다. 하지만 여성 스탭들이 많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찍을 수 있었다. 여성 수감자 이야기를, 여성 감독이, 여성 작가가 만들었기에 지금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 얘기를 남성 감독이 만들거나 남성 작가가 썼다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작품이 되었을 거다.” 우조 아두바와 루비 로즈는 시리즈의 제작진을 ‘60명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불렀다. 이 매력적인 여성 스탭들과 일한다는 데에서 오는 자부심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을 이끄는 힘이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