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아역배우 트로이카 - <곡성> 김환희, <아가씨> 조은형, <부산행> 김수안
2016-08-22
글 : 이예지
사진 : 최성열
(왼쪽부터) 김수안, 김환희, 조은형.

올해 상반기를 휩쓴 한국영화 <곡성> <아가씨> <부산행>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아역배우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곡성>에서 신들린 빙의 연기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은 김환희, <아가씨>에서 고고하고 처연한 얼굴로 히데코의 과거를 완성한 조은형, <부산행>에 탑승해 지옥도 속 희망이 된 김수안. 이 시점에서 ‘아역배우 트로이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세명이다. <씨네21>은 상반기 대작 속에서 빛났던 얼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15살의 김환희, 12살의 조은형, 11살의 김수안. 긴 대담이 가능할지 우려했던 노파심과는 달리, 세 아역배우는 높은 수준의 어휘력과 언어 구사력을 선보이며 연기 이야기부터 학교생활까지 다양한 주제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갔다. 프로페셔널다운 그들의 모습에 따라 본 대담도 성인배우의 담화를 정리하는 기준에 맞춰 기록했다(그러나 김수안이 챙겨온 막대 사탕을 사이좋게 하나씩 물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선 어린이의 천진함이 그대로 느껴졌다는 후문). 10년 뒤가 궁금한 세 아역배우의 시시콜콜한 대화를 전한다. 혹시 알까. 10년 뒤 이 대담이 정상에 자리한 이들의 과거 기록으로 두고두고 회자될지.

김수안

2017 <군함도> <신과 함께> 2016 <부산행> <해어화> <무서운 이야기3: 화성에서 온 소녀> 2015 <협녀, 칼의 기억> 2014 <차이나타운> <봄> <카트> <제보자> <신촌좀비만화> 2013 <콩나물> <경주> <숨바꼭질> 2011 <미안해, 고마워>

김환희

2016 <곡성> 2012 <전국노래자랑> 2011 <파란만장> 드라마 2016 <공항 가는 길> 2014 <엔젤 아이즈> 2013 <최고다 이순신> 2012 <당신뿐이야> 2011 <사랑을 믿어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2010 <조은지 패밀리> 2009 <천하무적 이평강> 2008 <불한당>

조은형

2017 <하루> 2016 <아가씨> 웹드라마 2015 <도대체 무슨 일이야> 드라마 2015 <빛나거나 미치거나> 2014 <유나의 거리> <호텔킹>

-오늘이 첫 만남이다. 서로를 영화에서 본 적 있나.

=김수안_ 환희 언니는 <전국노래자랑>에서 처음 봤다. 할아버지에게 노래 불러주는 대목에서 펑펑 울었다. <곡성>은 엄마와 함께 봤는데,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봤다. 언니가 욕을 정말 차지게 잘하더라. 연기는, 감히 내가 어떻게 평가를 하겠나. 최고였다. 짱. (웃음)

=김환희_ 나는 수안이를 <숨바꼭질>에서 처음 봤다. 수안이가 차에 있고 문정희 선배님이 문을 열려던 신이었는데, 차 안에 동생과 갇혀서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이 너무 무섭고 소름 돋더라. 나도 오들오들 떨면서 봤다.

=조은형_ 수안이는 <부산행>과 <해어화>에서 봤다. 물론 두편 다 엄마와 동반관람했다. (웃음) <부산행>에서 연기를 되게 나른하고 부드러운 톤으로 자연스럽게 잘하더라. 환희 언니는 <곡성>에서 정말 인상 깊었다. “뭣이 중헌디”가 잊히질 않는다. (웃음)

=김수안 곽도원 선배님이 피부 발진을 살펴볼 때, 언니가 “시방 오밤중에 딸내미 치마 걷고 뭐다는겨” 하는데 와, 대박. 완전 무서웠다.

=조은형 난 소리 질렀다. (웃음)

=김수안 <아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라 못 봤다. (웃음) 오기 전에 인터넷에 조은형을 검색해서 사진을 봤는데 너무 예쁘더라. 옆에 있으면 내가 못생겨 보일 것 같아 열심히 꾸미고 왔다. (웃음) 그런데 이렇게 보니 실물이 더 예쁘다! 천사 같다. (웃음) 환희 언니는 어른처럼 차분하고, 낯가림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활발해 보인다. 나도 활발한데, 잘 맞을 것 같다.

=조은형 환희 언니는 <곡성>에선 무서웠는데 실제로 보니까 밝고 예쁘고 좋은 언니 같다.

=김환희 고마워, 얘들아. (웃음)

=김수안 이렇게 모여 얘기하니 신기하다. 아역배우 친구들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의외로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조은형 오디션 볼 때 가끔 마주치는 정도니까. 아역배우들끼리 친하면 연기에 대해서도 같이 얘기할 수 있고 서로 역할에 대해 조언해줄 수도 있어서 좋을 것 같다.

=김수안 그럼 우리 이제부터 친하게 지내자. (웃음) 언니들 주려고 사탕 가져왔다.

=김환희, 조은형 우와, 잘 먹을게. (웃음)

오디션 과정을 떠올리다 보니

-각각 <곡성> <아가씨> <부산행>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김환희와 조은형은 오디션을 봤고, 김수안은 연상호 감독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김수안 미팅에서 “아빠는 자기밖에 몰라”, “아빠 시간 안 뺏을게요”라는 대사를 했고,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하셨다. 원래 소년이었고 이름도 수안이가 아니었는데 내가 캐스팅된 뒤 소녀가 되고, 이름도 수안이로 바뀌었더라. 하지만 <부산행> 속 수안이는 나와는 다르다. 나는 “아빠 시간 안 뺏어~ 나 혼자 갔다 올게!” 하는 아이인데, <부산행> 수안이는 다소곳하고 내성적이다. (웃음)

=김환희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1차 오디션을 보고 두달간 연락이 없어 안 된 줄 알았는데, 2차로 조감독님을 보고, 3차에 나홍진 감독님을 뵐 수 있었다. 5차까지 거친 후 효진으로 낙점됐다. 빙의 연기를 시키신 건 아니고, 아빠와의 일상적이고 코믹한 대사 연기였다. 악에 빙의되기 이전에 효진이는 아빠를 사랑하는 평범한 소녀니까.

=조은형 <아가씨>는 2차가 최종이었는데, 1300명이 봤다더라. 최종 오디션을 가니 5살, 8살, 10살 버전의 아역들이 있었다. 나는 8살 버전의 아역이었다. 일본어 대사를 시키고, 민희 언니 옆에 나란히 세워놓고 얼굴과 분위기가 닮았는지를 보더라. 그런데 조감독님이 나에게 5살, 10살 대사도 시키는 거다. ‘뭐지? 왜 나만 시키지?’ 했는데 결국 나 혼자 어린 히데코 역에 캐스팅됐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웃음)

=김환희 얼굴과 분위기가 김민희 선배님과 비슷하다.

=조은형 영광이다. (웃음)

-<곡성> <아가씨> <부산행> 모두 아이의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였을 것 같다. 좀비며 악마, 무서운 후견인이 나와 겁도 났을 테고.

=김환희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보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풀어서 설명해주셨다. 그래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더라. 소품이 다 차려진 현장 분위기가 어찌나 으스스하던지. 엄청 연습했지만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김수안 진짜 무서웠을 것 같다. 긴장도 되고 기분도 다운됐을 텐데…. 대단하다.

=김환희 잘해내서 다행이다. (웃음) <아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라 시나리오 전체를 보지 못했을 텐데 어떻게 이해하고 찍었나.

=조은형 내가 연기하는 부분의 이전 상황이 있고, 그 이후 상황이 있지 않나. 엄마와 소속사 이사님이 시나리오를 보고 상세히 설명해줬다. 연기를 하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선배 배우님들께 많이 물어봤다.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어떤 이야기인지는 다 안다. 갇혀서 이상한 걸 읽어야 했던 가엾은 히데코가 숙희와 행복하게 배 타고 떠나는 이야기다.

=김환희 아무리 우리가 몇년간은 못 보는 영화라지만 이렇게 스포일러를. (웃음)

=조은형 앗, 미안. (웃음) 코우즈키가 어린 히데코의 손을 때리는 등 학대하는 장면을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전혀 무섭진 않았다. 조진웅 선배님이 너무 미안해하셔서 오히려 내가 미안하더라. (웃음)

=김환희 안 아팠나?

=조은형 스펀지로 만들어진 특수소품이라 아프지 않았다. 차라리 세게 때려서 좀 아팠으면 했다. 하나도 안 아픈데 아픈 척하기 어려워서. (웃음)

=김환희 나는 굿하는 신에서 천과 대나무로 맞는데, 은근히 착착 감겨서 테이크가 갈수록 좀 아프더라. (웃음) 칼이 와서 챙챙 부딪힐 때는 진짜 무서웠다.

=김수안 언니 앞에서 진짜 굿을 했나.

=김환희 첫 번째 굿은 진짜 앞에서 한 거다. 두 번째는 내가 방 안에 있으니까 따로따로 하고. ‘못으로 징을 박는다’ 같은 사인을 주면 그에 맞게 연기했다.

=김수안 나는 <부산행>에서 언니들보다 편하게 연기한 것 같다. 좀비들이 공격하지만 내가 맞거나 다치는 건 없고, 심지어 공유 아빠가 안고 뛴다. (웃음) 좀비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 좀비 오빠들이 놀아주고 당구도 가르쳐주고 먹을 것도 많이 나눠먹어서 친해졌다. 오히려 촬영할 때 안 무서우니 몰입이 안 되더라. (웃음)

-현장에서 혼자 아역이었는데, 배우 선배님들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조은형 나 혼자 아역이니 아무래도 조금 무섭긴 했다. 매번 연기할 때마다 틀리지 말고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조진웅 선배님은 어두운 역할을 맡으셨지만 실제로는 잘 챙겨주셨고, 문소리 선배님은 일본어 대본을 같이 읽어주고 ‘은형이, 한번 맞춰볼까요?’ 하고 친절히 대해주셨다.

=김환희 은형이는 나이도 어리니까 더 압박이 있었을 거다. 다 대선배님들이니 뭐 하나만 틀려도 나 때문에 지체되는 게 아닌가 하고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곡성>에선 나홍진 감독님과 곽도원 아빠가 잘 챙겨줘서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내가 실수하면 곽도원 아빠는 “에이, 감독님이 말씀 어렵게 하시지?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달래주시고, 진짜 효진이 아빠처럼 전라도 사투리로 “밥은 묵었어?” 하면서 챙겨주셨다.

=김수안 <부산행>의 공유 아빠는 평소에 워낙 바빠서 수안이와 별로 친한 설정이 아니라, 일부러 거리감을 좀 두고 대하신 것 같더라. 그래도 티 안 나게 조금씩 챙겨주셨다. 나도 현장에서 공유 선배님을 아빠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렇게 잘생긴 아빠가 어디 있겠나.(웃음)

=조은형 요즘 <하루>를 촬영하고 있는데, 나도 여기선 잘생긴 아빠가 있다. 김명민 아빠.(웃음) 유머러스하게 말장난도 많이 치시고 진짜 아빠처럼 챙겨주신다. 과자 ‘뽀또’를 무척 좋아하셔서 촬영장에 있는 모든 뽀또를 다 드시는 게 인상적이다. (웃음)

=김수안 마동석 선배님은 리허설할 때마다 애드리브를 재미있게 하셔서 즐거웠다. 정유미언니는 쉴 때 나랑 ‘가루쿡’이라는 젤리 장난감과 ‘유토’라는 점토를 가지고 놀아줬다. 이젠 친언니 같다.

=조은형 <곡성>의 (천)우희 언니는 어떤가?

=김환희 같이 나오는 신은 없었지만 종종 마주칠 때 예뻐서 빤히 봤는데, 친절히 대해주시더라. (웃음)

=김수안 맞아, <해어화> 할 때도 봤는데 진짜 예쁘다

“ NG는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는 말이 힘이 됐다”

-나홍진, 박찬욱,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특히 <곡성>과 <아가씨>는 아역배우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말들도 있었는데, 배려받은 부분도 있나.

=조은형 조진웅 선배님이 얼굴을 흔드는 신은 나와 문소리 선배님이 머리를 흔든 거고, 춘화 낭독도 일본어라 문제될 게 없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심리 상담을 받으며 충분한 대비를 거쳤기 때문에 걱정할만한 건 전혀 없었다.

=김환희 나 역시 감독님이 모든 게 다 연기라는 걸 끊임없이 인식시켜줬다. 무서운 장면이 있으면 옆에서 “이런 거 다 뻥이야” 하며 장난식으로 얘기해주시기도 했고. 무엇보다 “너는 아역배우가 아닌 배우”라는 말씀으로 배우로서 자신감을 북돋아주셨다. 마음을 써주신 부분도 많다. 초반에 촬영할 때 대사에서 실수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울고 있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오셔서 “NG는 ‘Not Good’이지 틀렸다는 뜻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시더라. 그 이후로 용기를 갖고 촬영할 수 있었다. 내가 있을 때만 그랬는지 몰라도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웃음)

=김수안 나홍진 감독님 무섭게 할 것 같은데, 의외다.

=김환희 내가 찍을 때는 진짜 잘해주셨다. 그리고 은근히 웃기신다. (웃음)

=김수안 연상호 감독님은 완전 ‘대박’이다. 좀비 소리도 내시고, 그림도 직접 그려가며 설명하시고…. (웃음)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감독님이다. 나도 많이 배려해주셨다. 심심해 보이면 놀아주시기도 하고, 피곤해 보이면 쉬라고 하고 다른 신 먼저 찍으시기도 한다. 유머러스하지만 촬영할 땐 돌변해서 독수리처럼 집중력 있게 본다. 작은 소품 하나라도 제 위치가 아니면 귀신같이 잡아내시더라.

=조은형 박찬욱 감독님도 굉장히 섬세하시다. 차분하면서도 위엄 있게 둘러보시고 나긋나긋하게 여기 조명은 어떻고 저기 뭐는 어떻고 다 지적하신다. (웃음) 웃을 때도 ‘하하하’하고 품위 있게 웃으시는 신사다.

=김환희 나도 단편 <파란만장>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한 적이 있다. 아이폰으로 24시간 동안 촬영해 지쳐 있는데 감독님께서 격려해주시면서 이렇게저렇게 하면 된다고 디테일하게 알려주셔서 좋았다. 그 영화에서 이정현 선배님이 무당 역할로 나왔었는데, 그때는 <곡성> 때보다 어린 나이여서 더 무서웠다. (웃음)

=김수안 언니가 무당과 인연이 있나보다. (웃음) 나는 <군함도>를 찍으면서 이정현 언니와 많이 친해졌다. 군함도에선 여자, 남자가 나뉘어 수용되는데, 처음 본 언니랑 친해지는 설정이다. 언니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

-각자의 작품을 보면서 궁금했던 게 있나.

=조은형 난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다. <곡성>에서 일광(황정민)과 외지인(구니무라 준)이 한패인가.

=김수안 한패 아닌가? 언니는 이해했나.

=김환희 감독님이 이 대사는 무슨 뜻인지, 결말은 어떤 것인지 하나하나 알려줬다. 그런데 관객의 반응을 보니 장모가 나쁜 사람이라는 얘기도 있고, 해석이 되게 많더라.

=김수안 닭이 세번 울 때까지 기다렸으면 가족들이 살 수 있었을까.

=김환희 감독님만 알지 않을까. (웃음)

=조은형 알쏭달쏭하다. <곡성2>가 나오려나.

=김수안 <무한도전>에서 귀곡성 나왔잖아. (일동 웃음)

=김환희 진짜 재미있더라. <무한도전>도 그렇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뭣이 중헌디’ 할 때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내가 한 대사를 사람들이 유행어로 쓰고 있으니 신기했다.

=조은형 선생님이 어려운 것을 설명할 때 친구들이 ‘뭣이 중헌디?’ 하고 장난을 치더라. (웃음) 그런데 <부산행> 좀비들은 특수분장한 건가? 정말 리얼했다.

=김수안 눈에는 뿌연 렌즈를 끼고, 물총으로 치이익 하면서 혈관을 그린다. 끈적거리고 이상한 느낌이라고 하더라.

=김환희 진짜 기차에서 달리는 와중에 찍은 건가.

=김수안 역사가 보이는 신은 실제 역사에서 찍었고, 지나가는 건물들은 후면영사 기술로 세트장 뒤에 배경을 영사해서 찍은 거다.

=김환희 그 많은 신들을 전부 다 기차역에서 찍기는 불가능할 것 같은데 그랬구나.

=조은형 음… 나는 <곡성>에서 효진이 부모님이 차에 함께 있는 모습을 처음부터 다 봤나, 그게 궁금하다.

=김환희 절대 아냐. (웃음) 따로 찍고 붙여서 전혀 못 봤다. 분장 스탭 언니들이 소리도 듣지 말라고 귀마개도 해줬다. 나는 아직 어리니까! (웃음)

-상반기를 휩쓴 <곡성> <아가씨> <부산행> 이후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을 거다. 세 배우 모두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을 것 같다.

=김수안 확실히 예전보다 늘었다.

=김환희 나는 영화는 신인이고 드라마를 많이 해서, 예전에는 “누구 딸”로 기억해주셨는데 요새는 “김환희”로 알아보시더라.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어찌나 행복한지 모른다.

=조은형 나는 극장에 영화 보러갈 때 매표소 직원분이 알아보시더라. 알아보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웃음)

=김환희 원래 계단은 하나씩 밟으면서 성장해나가는 건데, <곡성>은 정말 큰 계단이었다. 조금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영화다.

=김수안 어딘가에 올라설 수 있는 튼튼한 받침을 얻은 기분이랄까. <부산행> 덕에 칸국제영화제도 갔다. 외국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풍경에, 레드카펫까지 밟으니 꿈만 같고 실감이 안 나더라.

=조은형 부럽다. <아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라 나는 못 갔다.

=김환희 나도 못 가서 아쉽다. 흑흑. (웃음) <곡성>도 ‘19금 아닌 19금’이라 못 데려갔다고 하시더라. 그러고 보니 세 작품 모두 칸에 초청받았는데 수안이만 레드카펫을 밟았네. (웃음)

영화 흥행 이후 달라진 것들

-어른들 눈높이의 영화를 하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을 텐데. 본인만의 노하우나 공부법이 있나.

=김수안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혼자 끙끙 앓기보단 감독님과 상의한다. 어차피 물어볼 거 미루지 말고 지금 물어보자는 주의다. 처음엔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엄마 마음에 든다고 해서 감독님 맘에 드는 건 아니니까. 작품마다 그 감독님에게 맞게 하는 게 최선이다.

=조은형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감정 연기를 할 때는 전쟁이 났다거나 엄마를 잃어버려서 함께 잠을 못 잔다거나 하는 비슷한 감정을 떠올려서 그 감정에 몰입한다.

=김환희 예전엔 그저 대사를 외워야지 생각하고 대본을 읽었는데, 이젠 외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인물의 마음이 되어서 대사를 읽는다. 그러다보면 다소 어려운 감정이라도 와닿고, 대사도 자연스럽게 숙지되더라.

=김수안 그런데 사실, 나는 연기학원에 다닌 적이 없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은형 어릴 적에 다니긴 했지만, 연기학원에서는 패턴화된 연기를 배우기 때문에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 어차피 연기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닌 연기력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스스로 고민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김환희 나도 연기학원은 5살 때 다닌 게 끝이다. 엄마가 상대역으로 많이 맞춰주신 게 도움이 됐다.

-원래 꿈이 연기자였나. 다른 꿈도 있다면.

=김환희 처음엔 돌 사진을 찍은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연기학원을 6개월 다닌 게 시작이었다. 맨 처음엔 얼떨결이었지만, 내가 연기를 할 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무척 재미있다는 걸 깨닫고, 배우를 꿈꿨다.

=조은형 5살 때 엄마 손잡고 연기학원에 갔다.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는데, 두 가지 직업을 갖기는 힘드니까 지금은 배우만 하려 한다. (웃음)

=김수안 난 어릴 적부터 춤추는 걸 좋아해서 춤 대회를 많이 나갔다. 대회 주관처에서 오디션을 추천해줘서 첫 영화 <미안해, 고마워>를 하게 됐다(옴니버스영화 <미안해, 고마워> 중 박흥식 감독의 <내 동생>). 그걸 본 윤가은 감독님의 제안을 받아 단편 <콩나물>을 찍었고, 그외에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단편을 몇편 더 하면서 연출에도 흥미를 느꼈다. 배우는 당연히 계속할 거고, 나중엔 연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영화감독이 되면 내가 시나리오를 써서 내가 하고 싶은 배역을 맡아 연기할 수 있으니까.

=조은형 나도 연출을 해보고 싶다. 집에서 혼자 심심할 때면 거치대 위에 휴대폰을 놓고, 인형들을 배우 삼아 상황을 연출해 영상을 찍으면서 논다.

=김수안 나는 편집어플로 사진을 이어 붙여서 스톱모션애니메이션처럼 만든다. 원래 그려서 했는데 일일이 그리자니 힘들어서 이젠 사진으로 한다. 예를 들어 여러 종류의 꽃 사진을 계속 보여주다가 갑자기 생뚱맞게 사람 얼굴이 치고 나온다거나 하는 식인데, 되게 재미있다. ‘방글라데시’ 할 때 시간 때우기 딱 좋다. 아, 방글라데시는 우리 또래 유행어인데 ‘방을 굴러다닌다’는 뜻이다. (웃음)

=조은형 비바 비디오 어플 써봐. 편하다.

=김환희 나도 영상을 연출하고 편집하는 걸 좋아한다. 친구들과 학교폭력 예방 UCC를 제작해 공모전에 낸 적도 있다. 나중엔 연기과가 아닌 영상학과에 진학하고 싶다. 내 영화를 찍으면 수안이, 은형이를 캐스팅해야겠다. (웃음)

-공부하는 건 좋아하나. 학생과 배우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쉽지 않겠다.

=김환희 오늘도 개학식에 다녀왔다. 밤샘 촬영해도 꼭 다음날 학교를 가고, 수업을 지나치면 진도를 물어봐서 따라잡는다. 공부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목표다. 공부를 잘해두면 영화쪽만 해도 감독, 작가 등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과 체육이다.

=김수안 초등학교 과정은 수업을 빠져도 따라갈 수 있으니 성적이 그럭저럭 나오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만만찮을 것 같아 걱정이다. 나는 춤도 추고 치어리딩도 했기에 체육도 좋아하고, 점토나 블록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서 미술도 좋아한다. 글쓰기도 좋아한다.

=조은형 나도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시 쓰는 게 최고다! 내가 겪은 일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게 좋다. 최근엔 필통이란 시를 썼다. ‘필통 소리가 철컹철컹. 하교할 때도 철컹철컹.’ 그런 시였다. (웃음)

=김수안 신기하다. 나도 필통으로 쓴 시가 있다. (웃음) ‘필통을 열면 기분 좋아 지익, 닫으면 기분 나빠 지익.’ 어린이사이트 ‘깨비키즈’에서 시 쓸 수 있는 거 알고 있나? 난 거기에 시 많이 쓴다. 다른 애들이 쓴 시를 볼 수도 있는데 잘 쓴 시들이 많다. 글은 말보다 정확하고 내 생각을 부끄럽지 않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다. ‘뽀송뽀송하지요’ 이런 예쁜 표현도 말로는 잘 안 하지만 글로는 할 수 있으니까.

=김환희 나는 시보다는 스토리! 초등학생 때 판타지소설을 쓰는 친구를 따라하다가 스토리텔링에 흥미가 생겼다.

10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하다

-아역배우로서 고충이 있다면.

=김수안 밤새 촬영하고 이런 건 오히려 안 힘들다. 그런데 학교에 갔을 때 친구들이 영화 얘기만 물어보고, 어느 배우가 잘생겼는지만 물어보는 건 조금 힘들다. 성의 있게 대답 해주려고 하지만 다른 애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계속 받으니까.

=조은형 배우들 사인 받아달라고 하는 아이들도 많다.

=김환희 그럴 땐 정말 곤란하다. 다행히 나는 촬영을 쉬는 동안 친구들을 사귀어서, 누가 곽도원 선배님 사인 받아달라고 하면 친구들이 “얘 그럴 능력 없어”라고 농담하면서 거절해준다.

=조은형 그래서 검정고시를 많이 본다더라. 학교 가면 아무래도 이리저리 치이게 마련이라.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딱 한명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김수안 요즘은 어울리는 친구도 빨리빨리 바뀌어서, 촬영하고 오면 나랑 놀던 애들이 다른 애들하고 놀고 있다.

=조은형 수업을 빠지고 촬영가는 것도 그냥 쉬는 거 아니냐고 하는 애들도 있다. 속상하다.

=김수안 돈을 엄청 많이 번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언젠가는 안 친한 애가 문구점에 따라 들어오더니, 물건을 집어들고 “나 이거 사주면 안 돼?” 하더라. 떡볶이 같은 거라면 사줄 수 있겠지만 그런 건 너무…. (웃음)

-요새 관심사는 뭔가.

=김수안 중기 오빠. (웃음)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고 팬이 됐는데 <군함도>를 같이 하게 돼서 정말 좋다. 아직까지 같이 연기한 신은 없었는데 매너 좋고 착하고 잘생기셨다. (웃음)

=김환희 나는 최근에 드라마 <38사기동대>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마블리의 매력이란! 마동석 선배님하고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 (웃음)

=조은형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오직 안성기 선배님뿐이다. (웃음) 카리스마도 있고 감정 연기를 잘하신다. <화려한 휴가>를 보고 푹 빠졌다.

-그렇다면 롤모델인 배우는.

=김수안 연기적으로는 황정민 선배님.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대단한 배우다. <군함도>에서 아빠와 딸로서 촬영 중인데, 좋은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는 걸 보고 더 좋아졌다. 연기 외적으로는 오드리 헵번을 닮고 싶다. 오드리 헵번은 많은 봉사를 했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손은 너 자신을 위한 손이고 다른 한손은 남을 돕는 손이다.” 이런 명언들 정말 멋지지 않나. 나도 봉사하며 살고 싶다. (웃음)

=조은형 안성기 선배님의 감정 연기를 닮고 싶고, 전지현 선배님과 김혜수 선배님도 닮고 싶다. 전지현 선배님은 액션 연기도 잘하시고 옷태도 너무 좋으시고. 김혜수 선배님은 정말 멋있지 않나. 눈빛만 봐도 카리스마가.

=김수안 진짜 딱 앉아만 있어도 완전. 와우.

=김환희 다들 멋지시지. (웃음) 나는 공효진 선배님. 어떤 연기를 해도 편안하게 자기 옷처럼 소화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닮고 싶다.

-앞으로 어떤 장르영화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싶나.

=김수안 액션영화!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액션영화였으면 좋겠다. 보호받는 역할이 아니라 내가 액션을 직접 하고 싶다. (웃음)

=조은형 나도!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영화 속 액션 연기를 대역 없이 해보고 싶다.

=김환희 액션도 좋지만 어떤 장르든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다 좋다. 요새는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10년 뒤 자신의 모습은 어떨까.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면.

=김수안 예쁘지 않아도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가 되어 있을 거다.

=조은형 예쁘고 멋있잖아.

=김수안 그럼 그렇다고 하고. (웃음) 십년 뒤면 스물한살이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찍었을 테고, 성장해 있을 거다. 아마도 한예종에 연출 전공으로 입학해 단편을 찍고 있을 것 같다.

=조은형 키도 크고 얼굴도 변했을 거고, 연기력은 더 자연스러워져 있길 바란다. 배우의 힘으로 작품을 흥행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는 연출 욕심보단 배우에 올인하겠다. (웃음)

=김환희 나는 스물다섯살이겠다. 대학교는 졸업했을 거고,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찍고 있을 거다. 어벤져스 같은 영웅으로 나오기도 하고. 꿈은 크게 꾸랬다. (웃음)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할 거다.

-지금은 어떤 작품을 찍고 있나.

=조은형 김명민, 변요한 선배님과 함께 <하루>를 촬영중이다. 김명민 선배님의 밝고 사랑스러운 딸 은주로 출연한다. 거의 다 낮에 실외에서 찍는 신이라 더위와 싸우고 있다. (웃음)

=김환희 나는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을 촬영 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김하늘 엄마, 신성록 아빠가 생겼다. 작품에서 엄마, 아빠 복이 많은 것 같다. (웃음) 내가 맡은 배역은 당돌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소녀 효은으로,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축구 연습 중이다. <곡성>의 빙의 동작 훈련보다는 수월하다. (웃음)

=김수안 <신과 함께>는 태산대왕 역으로 촬영을 마쳤다. 아이의 모습을 했지만 어른이니까 사탕을 빨면서도 거만하고 카리스마 있게 보이려 노력했다. (웃음) <군함도>에선 황정민 선배님과 군함도에 끌려가는 딸 소희 역을 맡아 촬영 중이다.

“김환희는 <곡성>의 여주인공이다. 곽도원, 황정민과 합을 나눠야 하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환희에게 늘 너는 아역배우가 아닌 배우라고 강조했다. 환희는 그 말 그대로 배우로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곡성>에서 효진(김환희)을 찍는 순간은 항상 신났고, 나를 비롯한 스탭들은 매번 감탄했다. <곡성>의 구세주 같은 존재였달까. 진정 훌륭한 배우다.” ─ 나홍진 감독

“어린 몸으로 그런 연기를 하는 게 괜찮다고 해도 괜찮은게 아닐 텐데, 너무나 몰입해서 해내니 보는 입장에서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후에 항상 환희 부모님과 함께 환희의 손을 잡고 기도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건강하게 잘 감당해내더라. 천성이 밝고 어른스러워 가능했던 것 같다. 한편, 감독의 디렉션과 상황을 금방 파악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서 찾아가는 게 보이더라. 아역배우가 아닌 동료 배우의 느낌이었다.” ─ 장소연

“솔직히 환희에게 밀렸다. 곽도원과 술을 마시면서 ‘뭘 먹고 저렇게 연기를 잘하냐’고 얘기했다. (웃음)” ─ 황정민

“나홍진 감독이 디렉션을 줄 때 환희를 어른처럼 대했다. 그 때문인지 환희는 아동극 같은 연기를 하지 않더라. 부녀 관계였지만 동등한 파트너의 느낌으로 연기했고, 사전에 서로 어떤 감정을 주고받을 것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환희가 주는 감정들에 반응하기만 하면 될 정도로 능숙하게 연기해서, 나중엔 나도 환희의 얼굴만 봐도 연기가 나오더라. 고맙고 대단한 딸이었다.” ─ 곽도원

곽도원이 꼽은 김환희의 한 장면

“효진(김환희)이가 악몽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끌어안고 ‘아빠 봐!’ 하고 달래니 정신을 차리고 ‘아빠, 누가 자꾸 들어올라케’ 하면서 울음을 터트리는데, 확 빨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첫 연기부터 강렬했다.”

“원래 히데코의 성장 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아역을 연령대별로 세명 캐스팅하려고 했다. 그런데 조은형 배우가 얼굴과 표정이 무척 좋아서 다 돌려보내고 세 연령대를 혼자 연기하도록 했다. 작은 몸인데 표정은 이상하게 어른스러운, 그 부조화가 희한하면서도 매력적이더라. 어떻게 아이에게서 이런 표정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언니, 오빠와의 나이 터울이 크게 나더라. 놀 때 보면 철없는 아이일 뿐인데, 카메라 앞에서는 그렇게 의젓하고 침착할 수 없었다.” ─ 박찬욱 감독

“가학적인 장면들이 있어 은형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손으로 얼굴을 누르는 장면은 특히나. ‘이거 거짓말이다, 아닌 거 알지’라고 했더니, ‘네, 알아요’ 하고 똑 부러지게 대답하더라. 픽션이라는 것에 대해 확실한 인지가 있었다. 하지만 연기하는 순간의 표정만큼은 정확하게 가져가더라.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표정말이다.” ─ 조진웅

조진웅이 꼽는 조은형의 한 장면

“지하실을 처음 보는 순간의 얼굴. 지하실을 화면으로 비추지 않았는데 은형이의 눈으로 지하실이 다 설명됐다. 이후에 성장한 히데코의 초석이 되는 얼굴이다.”

“히데코의 어린 시절을 정말 잘 소화해줬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조은형 배우에게 정말 고마웠다.” ─ 김민희

“수안이는 본인이 촬영하는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연기뿐 아니다. 칸국제영화제를 갔을 때나 인터뷰를 할 때의 애티튜드를 보면 어떤 상황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아는 것 같더라. 확실히 스타성이 있다.” ─ 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이 꼽은 김수안의 한 장면

“엔딩에서 수안이 얼굴이 참 좋았다. 슬픔 속에서도 무너져내리지 않는 용기가 보이고, 강단이 있어 보이는 느낌이다. 그 복합적인 표정을 잘 담아내더라.”

“내가 캐스팅될 무렵, 김수안이 하게 될 거라는 얘기가 오갔다. <콩나물> <신촌좀비만화>를 보고 김수안의 연기에 반해 그 친구처럼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했는데, 같이 연기할 수 있다니 설레더라.” ─ 정유미

“예전에 김태용 감독님이 수안이 칭찬을 엄청했다. ‘여배우가 나타났다’고. 실제로 호흡을 맞춰보니 성인배우도 어려워하는 걸 잘하더라. 습자지처럼 흡수가 빠르고, 내뿜을 때는 스트레이트하게 한다. 연기할 때 어떻게 할까 서로 얘기해본 적도 없는데 수안이를 보면 그냥 연기가 되더라.” ─ 공유

“수안이는 별 접고 지점토 갖고 놀다가도 액션 들어가면 눈이 변한다. 더 신기한 건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안다. 전체적인 판을 읽더라. 나도 많이 배웠다.” ─ 최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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