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팀 버튼 영화 속 8명의 사랑스러운 괴짜 소년소녀들
2016-09-28
글 : 씨네21 취재팀
<빈센트>(1982)

빈센트 <빈센트>(1982

공포영화 전문 배우 빈센트 프라이스와 장르소설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숭배자로 스스로가 만들어낸 공포에 잠식돼버리는 소년 빈센트. 팀 버튼은 첫 단편 스톱모션애니메이션에 자전적인 소년 시절 모습을 담아냈다. 어린 팀 버튼의 세계에선 상상이 현실을 압도하고, 그는 상상 속 그림자에 잠식되어버린다. 이 자폐적 이야기는 상상이 현실의 우위에 있는 팀 버튼 영화들의 초석이 된다.

<팀 버튼의 화성침공>(1996)

리치 <팀 버튼의 화성침공>(1996)

화성인의 침략을 막은 건 미국 대통령도 영웅도 아닌 한곡의 음악이었고, 그를 발견한 건 소년 리치(루카스 하스)와 그의 할머니다. 음침하고 소심한 너드인 리치는 금발에 덩치와 근육을 갖춘 그의 형과 사사건건 비교되며 쓸모 없다는 야단을 맞는다. 하지만 요양시설에 있는 할머니를 구하러 가는 건 가족 중 오로지 그뿐이다. 리치의 용기 덕에 그와 할머니는 세상을 구한다. 무력해 보이지만 선한 꼬마와 노인은 팀 버튼의 영화에서 종종 콤비로 활약을 펼친다.

<피위의 대모험>(1985)

피위 <피위의 대모험>(1985)

“난 외톨이야. 반항아지.” 팀 버튼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완성형의 괴짜를 찾자면 피위(폴 루벤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정한 슈트에 빨간 나비넥타이까지 맨 피위는 마주친 모든 것들에 해맑게 인사를 건네며, 이상한 소리로 킬킬대며 웃고, 자기만의 자전거를 가장 사랑하는 아이 같은 청년이다. 얼빠진 비정상으로 보이지만,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거나 이해를 구하지 않는 그는 자기만의 삶을 자족적으로 산다. 그는 말한다. “넌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 네가 모르고 있는 건 네가 알 수 없는 것들이고 네가 알면 안 되는 것들이야.”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찰리와 아이들 4인방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가난하고 순수한 찰리(프레디 하이모어)가 무욕의 현자라면, 나머지 4인방은 현실적인 아이들의 모습에 가깝다.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우구스투스(필립 위그래츠), 승부욕이 불타는 바이올렛(안나소피아 롭), 원하는 건 다 가져야 하는 버루카(줄리아 윈터), TV에서 본 지식만 믿는 건방진 마이크(조던 프라이)는 각각의 욕망에 걸맞은 형벌을 받아 초콜릿덩이, 쓰레기투성이, 블루베리가 되고, 엿가락처럼 늘어진다. 팀 버튼이 아이를 보는 관점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프랑켄위니> 시절부터 그는 주류의 욕망에 편입한 아이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차 없는 적개심을 드러내왔다.

<비틀쥬스>(1988)

리디아 <비틀쥬스>(1988)

늘 누군가를 추모하듯 검은 옷을 입고, 새하얀 얼굴에 깡총한 앞머리를 한 이 소녀는 가족 중에 유일하게 유령을 볼 수 있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비애에 사로잡혀 눈물바람으로 유서를 쓰곤 하는 그녀는, 유령마저도 팔아넘기려는 부모보다 상냥한 유령 부부를 더 좋아한다. “산 사람은 이상한 걸 못 본다더군요. 하지만 나는 이상한 것, 그 자체예요.”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그녀는 유령 부부와 춤을 추며 세상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간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세상에 존재를 드러낸 배역이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이토록 무뚝뚝한 얼굴의 앨리스라니.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숱하게 리메이크되었지만 이렇게 매사 심드렁한 마이 페이스 앨리스는 없었다. 팀 버튼은 동화처럼 예쁘장한 배우가 아닌 덤덤하고 무심한 마스크를 지닌 미아 바시코프스카를 자신의 앨리스로 발탁했다. 매일같이 남들과는 다른 상상 속에 빠져들지만, 환상 속에서도 꿈의 주인은 자신임을 잊지 않으려는 팀 버튼의 앨리스는 갑옷과 칼이 근사하게 어울리는 강인한 전사이기도 하다.

<가위손>(1990)

에드워드 <가위손>(1990)

양손은 가위일지라도, 고독과 애상에 젖은 창백한 미소년에겐 누구라도 무장해제된다. 잔뜩 겁먹은 얼굴의 소년은 마을 사람들의 동정과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남다른 것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사랑은 쉽게 혐오로 변질되고 말았다.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과 애정을 지녔으나 상대에게 다가갈수록 상대를 상처 입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에드워드. 그는 자신만의 성에 머물며 얼음을 조각해 마을에 눈발을 날리는 것으로 사랑을 대신한다. <가위손>은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 활약해온 조니 뎁이 그와 작업을 시작한 첫 작품이다.

<프랑켄위니>(2012)

빅터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위니>(2012)

죽은 것을 되살리는 건 매드 사이언티스트뿐만이 아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선량한 소년, 빅터는 사랑하는 반려견 스파키를 잃고 시름에 빠진다. 그는 학문적 호기심도, 악한 목적도 없이 단지 상실의 경험을 견디지 못해 죽은 스파키를 되살려놓는다. 빅터의 위험한 실험은 그를 따라 한 도시아키 일당에 의해 혼란을 일으키지만, 스파키는 사람들을 구하며 마을에 평화를 불러온다. 1984년 만들어진 동명의 단편애니메이션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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