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EXOllent, 나만의 방법으로 - 도경수
2016-11-22
글 : 이주현| 사진 : 오계옥|
[커버스타] EXOllent, 나만의 방법으로 - 도경수

흥 많은 조정석이 분위기를 띄우면 도경수는 조용조용 그 흥에 박자를 맞춘다. 도경수의 리액션은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그저 진심으로 웃고 자연스럽게 반응할 뿐이다. <형>에서 두 사람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조정석은 영화 내내 훨훨 날아다닌다. 반면 도경수는 차분히 영화의 핵심 정서를 운반한다. <형>은 공격형 플레이어 조정석과 수비형 플레이어 도경수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영화다. 그런데 정작 도경수는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을 어색해했다. “<형>은 정석이 형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형을 많이 의지하고 따랐다. 나는 그저 행복하게 현장을 경험하고 연기를 배워갔다.” 인터뷰 도중 도경수가 자주 입에 올린 단어는 ‘공부’였다. 데뷔작 <카트>(2014)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를 찍을 때만 하더라도 “눈앞이 새하얘질 정도로 긴장했다”는 도경수는 자신의 세 번째 영화 <형>에 이른 지금 현장이 즐겁고 재미난 곳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배움은 <형>에서도 계속된다. <형>은 도전할 것이 많은 작품이었다. 국가대표 유도 선수 고두영은 리우올림픽 선발전을 치르던 중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고, 사기꾼 형 두식(조정석)과 원치 않는 동거까지 하게 된다. 세상에 대한 분노와 형에 대한 원망으로 두영은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다. 기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이 오히려 도경수의 도전의식을 자극했다. “매 작품이 그랬지만,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두영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시각장애인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힘든 지점도 있고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는 친구라서 쉽지 않겠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 한층 공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국가대표 유도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틈날 때마다 유도 연습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운동도 싫어하고 몸에서 땀나는 것도 싫어한다”는 그가 식단을 조절해가며 몸집을 키웠다. 유도 선수의 자연스러운 실루엣, 국가대표의 자연스러운 폼을 위해서였다. “그때 질리도록 운동을 해서 <형> 이후로 운동을 딱 끊었다”고 하니 얼마나 독하게 <형>에 매달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또 다른 도전은 앞을 보지 못하는 인물이 되는 것이었다.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의 상황을 감히 내가 50%나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이 컸다.” 도경수는, 완전한 어둠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 ‘어둠속의 대화’에 참여해 조금이나마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의지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알 파치노가 시각장애인으로 등장하는 <여인의 향기>(1992) 역시 찾아봤다. “알 파치노의 연기를 보고서 나는 (연기) 그만해야겠구나 싶더라. (웃음) 한편으로, 연기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나만의 방법으로 두영에게 몰입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두영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 클라이맥스 장면에선 형 목소리를 듣는데 너무 아프고 슬퍼서 저절로 눈물이 났다. 그때 내가 두영에게 깊게 몰입했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도경수는 어떤 동생일까. “든든한 동생? (웃음) 집에서건 어디서건 약한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어리광 피우는 것도 싫어하고. 철이 일찍 든 건 아닌데, 그래도 부모님 말씀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잘 안 울고 떼도 안 썼다고 하더라.” 배우로서 또 아이돌 EXO의 멤버로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힘들 법도 한데 도경수는 그것을 자신이 감당해야 할 당연한 몫인 것처럼 얘기했다. “내가 재밌어서 하는 일이니까 나머지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진심으로.” 순수가 그렁그렁 맺힌 두눈 때문인지 유독 십대 역할을 자주 맡았고, 그래서인지 마냥 동생 같은 느낌이 컸던 도경수는 이미 의젓한 청년이었다. <형> 이후 영화 <신과 함께>와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 촬영을 이어갔던 도경수는 2017년에도 변함없이 바쁠 예정이다. EXO 활동도 물론이다. 무대에서건 스크린에서건 도경수의 존재감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