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상의한 것도 아니라는데, 조정석과 도경수는 소재까지 비슷한 상하의 검은색 옷을 입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나란히 앉아 초밥을 나눠 먹으며 일상의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일 때문에 만난 사이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형>을 함께하기 전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고 한다. 활달한 형과 차분한 동생의 궁합은 의외로 잘 맞았고, 두 사람은 서로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금세 알아챘다. 낯가리는 성격과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보는 체질뿐 아니라 볼수록 두 사람은 외모도 닮았다. 이미 닮았다는 얘기를 꽤 들어본 듯 도경수는 긍정하듯이 웃었고 조정석은 미소를 입에 걸며 “그래요?”라고 멋쩍은 듯 되물었다. 사기 전과 10범의 양아치 형 두식과 그의 하나뿐인 동생이자 시력을 잃은 국가대표 유도 선수 두영의 형제애를 그린 <형>은 두 배우의 환상의 호흡을 동력 삼아 전진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조정석과 도경수의 기분 좋은 밀당은 영화 밖에서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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