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스페셜] 탐험은 끝이 없다 - <패신저스> 제니퍼 로렌스
2016-12-28
글 : 안현진 (LA 통신원)

<패신저스>의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은 120년을 날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여느 승객들과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새로움을 경험하기 위해 120년이라는 동면을 선택한 기자다. 오로라는 홈스테드2에서 1년을 살고 다시 120년을 날아 지구로 돌아와 그 경험을 책으로 낼 계획이었지만 33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다. <패신저스>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 오로라를 연기한 배우 제니퍼 로렌스와 지난 10월 가졌던 인터뷰를 정리해 전한다.

-영화에서 오로라의 직업은 기자다. 입장이 바뀌어보니 어땠나.

=물론 좋았다. 언제나 기자와 배우 사이에는 강한 연대감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벌써 10년이나 기자들과 만났다니 놀랍다.

-영화에서 모두 잠들어 있는데 혼자서 잠에서 깨어난다.

=멋질 거다. (정말?) 아니다, 무서울 것이다. 사실 난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내가 혼자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서일 거다. 그 선택의 가능성이 없어진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다. 영화에선 적어도 크리스 프랫이랑 함께했으니 뭐 괜찮다. 더 나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하.

-크리스 프랫과의 작업은 어땠나.

=크리스는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다. 친절하고 재밌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친절하고 놀라울 만큼 재밌는 사람이었다.

-영화의 대부분에 크리스 프랫과 단둘만 출연하니 이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다.

=그 친밀한 설정이 좋았다. 등장인물 수가 적을수록 각자의 대사가 풍부해진다. 그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은 딱 두 사람뿐이라서 그렇다. 좋은 경험이었다.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SF 클래식 영화들을 봤나.

=보지 않았다. 가능하면 영향력 없이 연기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보고나면 그 영향 아래 놓여서 나도 모르게 어느 정도는 복제하게 될 것 같았다. 영화에서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모르는 세상과 만나게 되는데 순수한 반응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SF를 좋아하고 자주 찾아서 본다. 그러나 공부하려고 보지는 않는다.

-영화에서 오로라는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해 살기로 결심한다.

=태초에 인간은 정착하지 않은 탐험가였다. 그런 본능이 사람들을 배에 태웠다고 생각한다. 바다를 건너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됐을 거다.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거대한 것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을 거다. 그 거대한 미지를 향한 탐험 욕구가 흥미로웠다. 인간은 지배하고 망가뜨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웃음)

-영화를 보면 탐험보다는 탈출이 더 필요한 상황 같다.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모든 탐험이 흥미진진한 이유는 탈출이 있어서가 아닐까. 이 영화에서 우주선에 승선한 사람들은 새로운 행성에 이주하기 위해 120년을 날아간다. 그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고 없을 시간이다. 익숙함으로부터 영원히 탈출해 시작하는 탐험이라는 설정이 이 여행을 흥미롭게 했다. 그런 면에서 우주선에 탄 모든 사람들이 흥미 롭다.

-늘 일로 바쁠 텐데, 친구와 가족과는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나.

=좋은 친구들이 있다. 내가 바쁠 때는 세상에 없는 것처럼 바쁘다는 걸 이해해준다. 다행히 그룹 채팅방에서 나를 쫓아내지 않았다. 하하. 내가 일을 사랑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완전히 나 자신을 잊을 만큼 전념할 수 있다. 나에게는 일이 탈출이나 마찬가지다. 일할 때만큼은 어떤 일도 나를 방해하지 못한다.

-실제 촬영과 블루스크린 촬영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대부분 실제로 촬영장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많은 경우 만들어졌고, 상상력을 이용하지 않아도 돼서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소품들도 배우의 연기에 맞춰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조금 놀랐다.

-오로라라는 캐릭터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

=탐험가적인 마음을 좋아한다. 그녀는 한번도 충분히 만족하면서 산 적이 없다. 그런 마음의 구멍을 가지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오로라가 인생의 탐험에서 만족시키려고 하는 상대가 죽은 아버지이든 그녀의 독자들이든 상관없었다. 그녀가 자신의 만족을 위해 탐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모험을 좋아하나.

=새로운 것을 보는 걸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모험과 어리석음이 공존할 필요는 없다. 위험한 걸 감내하면서까지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일 같은 것…. 사실 내가 그걸 하긴 했는데, 왜 했는지 모르겠다. 18살이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대체 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걸까? 바보 같다.

-탐험가적인 정신에서 다음 작품은 어떤 걸 준비하고 있나.

=가능하면 이전에 연기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한다. 때때로 다리를 쭉 펴고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내가 진심으로 즐긴 영화는 관객도 즐기고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

-당신을 롤모델로 삼는 여학생들이 있고, 당신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한번도 요청한 적 없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내 행동, 내 옷차림을 눈여겨보는 여학생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을 롤모델로 정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할리우드 내 성평등에 대해 스스로의 입장을 밝힌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그 뒤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 사안은 중요한 문제였고, 나는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그 문제가 고쳐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누군가 나를 좋아하지 않게 되거나 나를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으로 보는 일에 대한 바보 같은 두려움이 내 인생과 내 경력에 끼어드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응당한 보수를 받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사실 그건 꼭 여자들만의 일이 아니다. 남자들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젠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맞다. 16살 때부터 감독이 꿈이었다. 연기자가 될 때 “되고 싶어, 되고 싶어, 되고 싶어”라고 매일 외쳤던 것처럼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벌써 10년째 나만의 연출노트에 메모를 계속하고 있다. 바라건대 이 노트가 좋은 영화로 이어지고 그래서 좋은 감독이 되면 좋겠다.

사진제공 UPI코리아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