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굿즈는 적다. 영화사가 프로모션이 아닌 방식으로 굿즈를 판매하는 경우는 사실 많지 않다. 저작권 문제와 굿즈의 제작수량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굿즈의 수량에 비해 구매를 원하는 관객이 폭발적으로 늘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영화계 관계자들에게 나오고 있다.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 세계에도 나름의 구매 노하우가 있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이벤트성 행사부터 굿즈를 정기적으로 판매하는 주요 수입·배급사들의 플랫폼까지, 굿즈 팬들에게 도움이 되는 굿즈 판매처 정보들을 모았다.
먼저 국내 최대의 독립 출판물 행사인 ‘언리미티드 에디션-서울아트북페어’(unlimited-edition.org)가 있다. 지난해 8회를 맞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제작자와 작가들이 판매 부스를 매개로 독자를 직접 만난다. 영화 관련 부스로는 영화 포스터를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와 블루레이 회사 플레인 아카이브, 영화잡지 <아노>(anno.)와 <프리즘오브>(PRISMOf) 등의 부스가 마련된 바 있다. 매년 10~11월경에 여는 이 행사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되는 영화 굿즈도 종종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플레인 아카이브의 경우 행사 당시 출시하지 않은 상태였던 <마미> 블루레이와 관련 굿즈를 이 행사에서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지난 1월 성황리에 개최된 아트나인 플리마켓은 가장 많은 수의 영화 굿즈를 접할 수 있는 행사일 것이다. 그린나래미디어와 영화사 진진, 찬란과 안다미로, 오드 등의 수입사와 포스터 제작업체 피그말리온 등 10개 이상의 영화 관련 업체가 지난 1월 열린 아트나인 플리마켓 윈터 시즌에 참가했다. 부스를 연 지 한두시간 만에 굿즈 매진 사례가 속출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는 이 행사는 이수에 위치한 아트나인에서 1년에 두번 열린다. 플리마켓 서머 시즌은 올해 6월로 예정하고 있다고.
KT&G 상상마당의 경우 화제가 된 영화 굿즈들을 모아 한데 소개하는 ‘2016 굿즈 아이콘’ 행사를 지난해 12월 중순 상상마당에서 개최했다. 엣나인과 더쿱, 안다미로와 그린나래 등의 수입사와 소시민워크가 제작한 영화 굿즈가 관객을 만났다. 매년 열리는 연례행사 개념은 아니었지만, 상상마당은 평소 영화 티켓과 굿즈를 패키지로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상시적으로 공지를 올리고 있으니 상상마당 홈페이지 또는 SNS 계정을 주시하면 좋겠다.
씨네큐브는 매년 연말(11~12월)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부대행사로 굿즈를 판매한다. CGV아트하우스는 현재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를 2월 1일부터 판매하는 중이다. 더불어 CGV 홈페이지의 이벤트&컬처 코너에서는 다양한 영화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무비 아트워크 굿즈들을 만날 수 있는 전국 극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은 넓고, 굿즈는 적다. 영화 굿즈 판매처를 미리 숙지하고 발빠르게 움직인다면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갑을 여는 데에도 전략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