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리우드영화가 인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의 역사물인 영화 <바후발리2: 더 컨클루전>이다. 이 영화는 <바후발리>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메가톤급 히트작이었던 전작 <바후발리: 더 비기닝>(2015) 못지않은 흥행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바후발리> 시리즈는 가상의 왕국 마히쉬마티를 배경으로 한다. 도주 중인 갓난 아기가 겨우 생명을 부지해 평민의 품에서 성장한다. 아이의 이름은 시바. 자라면서 점차 특출한 면모를 갖추게 된 아이는 운명에 이끌려 자신에 대해 알아나간다. 그는 왕국에 갇힌 어머니를 구하며 자신의 핏줄을 되찾고, 자신의 부친이 위대한 전사이자 황태자인 바후발리지만 실각하여 배신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전편이 시바의 각성에 관한 이야기라면, <바후발리2: 더 컨클루전>은 시바의 아버지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이유를 좇는다.
특히 외세와의 전쟁과 내전을 묘사한 방대한 스케일의 CG 영상과 로맨스를 묘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인도영화에서 극의 주요한 전환점에 춤과 노래 등 은유적인 표현 수단을 쓰는 일은 흔하지만 <바후발리>의 은유는 단연 압권이다. 바후발리와 시바가 운명의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묘사가 섬세하고 함축적이다. 흔히 인도영화의 예술성은 지역영화에서 뿌리를 찾는데, 톨리우드는 상업영화에서 그 예술성을 드러낸다. 이 장대한 영화는 엄숙함 속에 전쟁과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적절히 유머를 섞는 일도 잊지 않는다.
‘톨리우드’는 인도 동남부의 텔루구어로 제작된 지역영화를 뜻하는 말이다. <바후발리> 시리즈는 텔루구어와 타밀어로 제작되어 힌디어 등으로 더빙되었다. 그동안 인도영화와 발리우드를 동일시해온 인도영화 팬들에게 <바후발리> 시리즈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비교적 잘 알려진 북부가 아닌 남부가 배경이고, 익숙한 배우들 외에 톨리우드의 주역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인도영화의 저력과 다양성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발리우드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