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체험박물관 설립은 오래전부터 거론되어왔던 프로젝트로 알고 있다.
=가장 처음 언급된 건 20년 전일 거다. 1990년대 말 부산시가 부산영화발전종합계획을 구상하며 영화계와 시민이 호흡할 수 있는 박물관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당시에는 중구가 유력한 부지로 거론되었지만, 지난 10년 사이 부산지역의 모든 영화 영상 인프라가 센텀지구로 향하며 중구에 박물관을 설립한다는 것의 당위성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임대형 민간 투자사업으로 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정하며 박물관 건립이 급물살을 탔다. 부산시가 사업자 선정 공고를 냈고, 원중기업이 시설 운영을, CAC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을 위탁받아 운영하게 됐다.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을 구상하며 가장 고민되었던 지점은.
=각 코너의 체험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다. 부산지역 영화의 역사를 최대한 담아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한국영화자료연구원 원장이었던 고 홍영철 선생님의 서적을 보며 연구했다. 이분은 부산과 관련된 영화 자료의 수집, 발굴에 평생을 바친 분이다. 부산 최초의 극장인 행좌의 1904년도 사진을 발굴한 것도 선생님이었고, 춘사 나운규 선생님이 계셨던 조선키네마주식회사를 찾아낸 분도 선생님이었다. 그분이 수집했던 자료들이 현재 국립기록원 부산 분원에 임시 위탁되어 있는데, 향후 자료 이관을 추진하려 한다.
-CAC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기 전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2007~12년),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2014~16년) 등을 맡았는데.
=1990년대에 부산시 정책개발실 기획부 선임연구원으로 있었다. 당시 부산시의 핵심 사업 중에 부산국제영화제 지원사업과 부산영상위원회 건립방안 수립이 있었기 때문에, 오석근 감독님 등 영화제와 관련된 분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인연을 맺었다. 또 부산영상위원회에서 디지털 스튜디오 사업을 맡아 연구를 많이 했기에 VR이나 영화적 체험에 관심이 많았다. 영화체험박물관 관장을 하게 될지 꿈에도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