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블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입성한 영화답게 <스파이더맨: 홈커밍> 곳곳에 다른 시리즈영화들과 연계된 정보들이 숨겨져 있다. 피터 파커의 스파이더 센스를 잠시 빌려 영화 안팎에 숨겨진 정보를 찾아봤다. 영화 관람 후에 읽어야 연출자의 숨은 의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페리스의 해방>과 존 휴스의 영화들
존 와츠 감독이 틴에이저 슈퍼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피터 파커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영향을 받은 감독은 <조찬클럽>(1985)을 연출하고 <나 홀로 집에>의 원안을 만든 존 휴스 감독이다. 그가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보여줬던 수많은 성장 드라마 속 주인공들에게서 새로운 피터 파커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피터가 리즈네 집 홈파티에 참석했다가 범죄 현장으로 가기 위해 이웃집들을 깨부수며 질주하던 장면은 고등학생 페리스(매튜 브로데릭)가 하루 동안 부모와 학교를 속이고 일탈을 벌이는 영화 <페리스의 해방>(1986)의 마지막 장면을 오마주했다. <데드풀>의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도 데드풀이 <페리스의 해방>의 욕실 장면을 그대로 따라했다.
<스파이더맨> 로고송
1960년대 <스파이더맨> TV시리즈에서 등장했던 로고송이 마이클 지아치노 음악감독의 편곡을 거쳐 마블 스튜디오 로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엔딩 크레딧에 삽입되는 정도로 간간이 쓰였다.
<퍼스트 어벤져>
미드타운 과학고 교장 선생님 역을 맡은 케네스 최는 <퍼스트 어벤져>에서 1차 세계대전 중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전장을 누볐던 짐 모리타도 연기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미드타운 과학고 교장이 짐 모리타의 후손이라는 설정. 교내 학생지도 프로그램 비디오에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2>
<스파이더맨2>(2004)에서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이 닥터 옥타비우스(앨프리드 몰리나)와 시계탑에서 기차로 이동하며 전투를 벌이던 장면에서 보여줬던 특정 액션 자세가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뿐만 아니라 시리즈마다 반복해서 등장했던 ATM 절도 액션 역시 <스파이더맨: 홈커밍>에도 등장한다.
<스타워즈>
피터의 절친 네드(제이콥 배덜런)는 피터에게 레고 데스스타를 함께 조립하며 놀자고 제안한다. 피터의 방 안 곳곳에서도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우주선 모형을 찾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네드가 극중 대사로 레고 데스스타가 3803개의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하는데 실제 영화에 등장하는 제품은 블록 4016개로 이뤄진 최신 버전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스파이더맨이 자이언트 앤트맨을 거미줄로 휘어감아 넘어뜨리는 장면 역시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의 AT-AT 퇴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코믹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3>
영화의 후반부, 피터가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를 뚫고 일어서는 장면은 <스파이더맨> 코믹스를 통틀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장면 1위에 빛나는 순간을 오마주한 것이다. 그 장면이 인쇄되어 1966년 2월 10일에 발간된 위의 표지 역시 여전히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