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 VOD]
[케이블 TV VOD] <용쟁호투: 전설의 시작>
2018-04-06
글 : 주성철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기 이전, 이소룡(오윤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장을 열고 백인들에게 영춘권을 가르친다. 보수적인 중국의 무술 문파에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소림고수인 황택민(하우)을 보낸다. 중국 삼합회가 장악한 차이나타운에서 밀입국을 도와준다는 빌미로 붙잡아둔 여종업원 수란(굴정정)을 알게 된 이소룡의 제자 맥키(빌리 매그너슨)는 그녀를 돕기 위해 이소룡과 황택민, 두 전설의 대결을 성사시킨다.

홍콩으로 다시 돌아와 <당산대형>(1971)을 시작으로 아시아 최고의 스타가 되기 이전, 이소룡의 미국 시절 이야기를 그렸던 영화는 롭 코언 감독, 제이슨 스콧 리 주연 <드래곤>(1993)이 있다. 백인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다 만난 린다와 결혼한 뒤, 할리우드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여 홍콩에 금의환향하는 이소룡을 그렸다. <용쟁호투: 전설의 시작>은 그를 더 압축하여, 1964년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백인들에게 무술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중국 쿵후 사범들의 도전을 받았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하지만 실화와 영화는 꽤 다르다. 먼저 황택민은 중국에서 건너온 소림사 승려가 아니라 다른 미국 내 중국인 쿵후 고수였으며, 실제 일대일 대결은 이소룡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3분여 만에 종결됐다. 영화에서 이소룡과 황택민의 대결은 더없이 아름다운 일대일 대결의 우아한 흥을 잘 살려냈지만 실화와는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 대결이 이후 이소룡이 절권도를 창안하게 된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럼 왜 굳이 원제를 변형하여 ‘용쟁호투’라는 제목이 붙었을까. 오리지널 <용쟁호투>(1973)에서 노사부와 무도(武道)의 철학을 논하는 장면에 오마주를 바치는 장면도 있고, <용쟁호투>에서 배에 상처를 입은 이소룡이 그 피를 맛보던 그 유명한 장면도 그대로 등장한다. 그런 이유로 <용쟁호투>라는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면, 충분히 귀엽게 영화를 즐길 만하다. 촌경(寸勁)이라 불리는 이소룡의 전매특허 ‘1인치 펀치’가 등장하는 장면도 팬이라면 무척 반가울 것. 국내에서는 VOD로 최초 공개된다.

4월 첫주 신작_ <리틀 포레스트>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사라진 밤> <퍼시픽 림: 업라이징> <12솔져스> <쓰리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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