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2018년 제71회 칸영화제, <버닝>과 맞붙는 경쟁작들 ②
2018-04-19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 <에브리바디 노즈>

<에브리바디 노즈> 포스터

아스가르 파르하디는 2003년 장편 데뷔작 <사막의 춤>부터 최근작은 2016년 <세일즈맨>까지 한 작품도 빠짐없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이란의 명감독이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세일즈맨>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그중 2013년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세일즈맨>은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은 작품으로 아스가르 파르하디를 칸이 사랑하는 감독으로 만들어 준 작품이다. 2012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에브리바디 노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캐롤리아나가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고향인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그린 영화다. 이번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실제 부부인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 <쓰리 페이스>

<쓰리 페이스>

자파르 파나히는 1995년 <하얀 풍선>으로 장편 데뷔했다. 이후 <써클>, <오프사이드> 등의 영화들이 다수의 영화제에서 초청되고 수상하며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네다 솔탄(이란에서 일어난 부정선거 무효 시위에서 민병대의 총에 맞아 죽은 여대생) 추모, 정치개혁 운동 주도 등 반정부적 활동으로 2010년 이란 정부로부터 20년간 창작활동 금지를 받은 감독이다. 그러나 USB를 케이크 안에 몰래 숨겨 영화제로 보내는 등 정부의 눈을 피해 꾸준히 영화를 제작, 출품하고 있다. 2013년 <닫힌 커튼>으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쓰리 페이스>는 은퇴하려는 배우, 현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그리고 연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한 여자아이까지 총 세 명의 초상을 다룬 이야기다. 이란 사회에서의 억압과 이면을 주로 그려왔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세 인물을 그려냈을지 궁금하다.

나딘 라바키 감독 <가버나움>

<카라멜>의 나딘 라바키

나딘 라바키는 레바논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이다. 본인이 연출한 장편 영화 3편의 주연까지 스스로 맡았다. 조제프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 졸업 후 뮤직비디오, 광고 감독으로 활동했다. 2005년 필립 아락팅기 감독의 <오토버스>를 기점으로 배우로 활약했다. 2007년 첫 장편연출작 <카라멜>로 벤쿠버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후 두 번째 연출작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되며 입지를 다졌다.

<가버나움>은 중동의 어느 마을의 소년이 자신의 부모를 고소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소외된 아이가 자신의 삶을 위해 싸우고, 어른들에게 대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부 바크 샤우키 감독 <요메딘>

<요메딘> 포스터

이집트 영화감독 아부 바크 샤우키는 대학시절 정치학, 영화제작을 전공했다. 주로 단편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식민지>, <순교자의 금요일>등의 영화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작 <요메딘>이 그의 첫 장편연출작이다.

<요메딘>은 나병에 걸린 콥틱(이집트 교회) 신자, 그리고 고아인 그의 견습생이 나환자 격리구역을 벗어나 이집트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과연 그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룬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만바키 가족>

<만비키 가족> 포스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1995년 <환상의 빛>으로 장편 데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르고 벤쿠버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이후 현재까지 <아무도 모른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15개가 넘는 장편영화를 연출, 각종 영화제에서 초청되고 수상했다. 그중 칸영화제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칸이 사랑하는 일본 감독 중 한 명이다.

<만바키 가족>은 가난한 한 가정에 관한 영화다. 아버지와 아들이 도둑질을 하던 중 버려진 한 소녀를 발견하게 되고 그녀를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고로에다 히로카즈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아사코 I & II>

<아사코 I & II> 포스터

하마구치 류스케는 1998년 대학 입학 동시에 독립영화를 제작한 감독이다. 각종 영화, 드라마의 조감독을 거쳐 졸업 작품인 <열정>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했다. 이후 <심도>, <더 사운드 오브 웨이즈>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그리고 2015년 무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해피 아워>가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4명의 여주인공들이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모두 비전문 배우였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해피 아워> 이후 선보이는 <아사코 I & II>로 칸영화제에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는 감독이다.

<아사코 I & II>는 주인공 아사코가 2년 전 갑자기 사라진 남자친구 바쿠와 똑같이 생긴, 그러나 성격은 정반대인 남자를 만나며 생기는 일을 그린 영화다.

지아장커 감독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지아장커 감독은 첸카이거 감독의 <황토지>를 보고 영화에 빠져 학교를 중퇴, 베이징 영화학교에 들어가 영화를 전공했다. 재학 중 사비를 털어 찍은 단편영화 <샤오산의 귀향>으로 홍콩독립영화제 금상을 받게 되고 이를 계기로 첫 장편영화 <소무>를 연출한다. <소무>는 베를린영화제에서 볼프강 스타우트 상을 수상하며 지아장커를 중국의 대표 감독으로 만들어줬다. 이후 <플랫폼>, <스틸 라이프>, <천주정>, <산하고인> 등의 작품으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명성을 쌓았다. 그중 <스틸 라이프>는 63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천주정>은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중국 6세대 거장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감독이다.

<에쉬 이즈 퓨어스트 화이트>는 2001년 중국의 메마른 산업도시에서 댄서로 일하고 있는 차오와 지역 조폭 빈에 관한 이야기다. 빈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 차오가 교도소에서 5년을 복역하고 빈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 <블랙 클랜스맨>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8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어온 미국의 감독이다. 1986년 첫 상업영화 <그녀는 그것을 가져야만 해>를 20만 달러가 안 되는 제작비로 제작, 7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유명세를 탔다. 이후 1989년 <똑바로 살아라>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후보로 오르고, 수상했다. 90년대에 들어서 그의 연출작 <정글 피버>로 사무엘 L. 잭슨이 칸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 <말콤 X>로 덴젤 워싱턴이 베를린영화제 남자연기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수작들을 남겼다. 2010년대에 들어 점점 연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평이 많다. 2013년작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했지만 혹평을 받았다. 최신작 <블랙 클랜스맨>이 경쟁부문 후보에 오르며 ‘노장은 죽지 않았다’라는 것을 증명했다. 주로 미국 내 흑인 사회에 대한 문화, 차별을 많이 다루는 감독이다.

<블랙 클랜스맨>은 <겟 아웃>의 조던 필레가 제작에 참여한 스파이크 리의 신작이다. 범죄영화로 콜로라도의 흑인 경찰 론이 지역 범죄조직에 침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 감독 <언더 더 실버 레이크>

<언더 더 실버 레이크>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 감독은 2010년 장편 데뷔작 <아메리칸 슬립오버>를 연출했다. 이후 2015년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인 <팔로우>를 연출, 22회 제라르메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떠오르는 신예 감독이 됐다. 이번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언더 더 실버 레이크>는 그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이름을 올렸다.

<언더 더 실버 레이크>는 한 청년이 돌연 사라진 여자친구를 찾으면서 겪는 여러 사건들을 다룬 영화다. 억만장자, 유명인, 신화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그려냈다.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을 맡았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을 포함한 18개의 작품들이 칸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창동 감독처럼 칸의 사랑을 받아온 감독들도, 처음 칸에 이름을 올리는 신예 감독들도 보인다. 또한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여러 국가의 감독들이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영화인에게 있어서 최고의 영예와도 같은 칸영화제 수상.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이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까. 칸영화제는 5월8일부터 5월19일까지 열린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