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도에 561명의 예멘 난민 신청자가 입국하기 전까지 난민 문제는 남의 나라 일이었다. 적어도 난민 인정률이 4.1%(2017년 기준)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난민은 대중의 관심사에 오르내리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은 종종 무지에 대한 변명처럼 오용되기도 한다. 난민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유럽 사회를 보며 확인되지 않은 공포가 손 쉽게 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본래 공포는 미지의 어둠을 먹고 자라는 법이다. 때마침 난민을 소재로 한 두편의 영화가 우리 곁에 도착했다. 201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와 코르넬 문드루초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SF <주피터스 문>이다. 두 영화는 유럽 사회가 품고 있는 난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영화가 사회의 반영이라면 이 영화들이 난민을 대하는 유럽의 변화와 현재를 짚어줄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로 일찍이 이방인의 시간을 체험하고 전파했던 사회운동가 홍세화는 칼럼을 통해 “알지 못한 채 혐오한다는 말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어쩌면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혐오의 감정이 이토록 쉽게 유통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2편의 난민 관련 영화들을 기회 삼아 난민을 소재로 한 15편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시선과 가능성으로 난민 문제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도울 것이다. 덧붙여 유럽의 난민 문제에 대한 간략한 정리를 보탠다.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라볼 때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녹아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기왕이면 그 첫걸음이 영화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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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이슈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주피터스 문> <더 스퀘어> 계기로 유럽과 미국의 영화들이 난민 이슈를 바라보는 방식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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