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018-12-26
글 : 김소미

청춘의 분기점에서 연애를 포기하고 꿈을 좇아 떠나는 사람들은 멜로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는 인물형이다.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에서 다이아나(조시아 마멧)는 약간 미덥지 못한 남자친구 벤(매튜 셰어)을 두고 런던으로 떠난다. 영화는 다이아나가 주도한 눈물의 이별이 있은 지 약 3년 뒤, 그녀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시작한다. 그사이 물가가 더 치솟은 것인지 새 집을 찾기 위해 둘러본 아파트들은 하나같이 다 “범죄 현장” 같다. 그 와중에 괜찮은 집을 발견하고 단번에 이사까지 마친 다이아나는, 아랫집 우편함에 전 남자친구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잔인한 우연을 통감한다.

뉴욕 힙스터들의 로맨틱 코미디가 매력적이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생활, 센트럴파크에서의 휴식, 작은 커피숍의 기분 좋은 한때 같은 것들이 영화의 구석구석을 채운다. 그러나 <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는 그레타 거윅의 뉴요커 영화를 연상시키는 지점에서 더이상 앞서나가지는 못한다. 연애의 고찰도 유머도 모두 가벼운 터치에 머무르는 인상이다. 인물들의 대사, 생활의 세부가 대개 피상적으로 전달되는 까닭이다. 다만 관계의 타이밍을 다루는 주제만큼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다이아나와 벤의 변화를 나란히 대비시키는 영화는, 서로를 향한 열망의 무게가 역전되는 순간에 다이아나가 느낄 당혹감과 상실감을 생생히 건져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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