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호 프로듀서는 지금 충무로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젊은 영화인 중 하나다. 특히 “원래 개발하던 아이템이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준비하던 작품과 내용이 너무 비슷해서 진행을 포기했다가, 공동제작 겸 프로듀서로 참여하지 않겠냐는 연락을 받고 역으로 합류”한 <악인전>은 스케줄 관리의 정석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영화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카 체이싱 시퀀스를 4회차 만에 끝내는 등 효율적인 촬영을 이끈 덕분에 크랭크업 날짜를 정확히 맞추는 이례적인 성과도 냈다. “제작부와 시뮬레이션을 많이 했다. 가령 비가 오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공간을, 변수가 생겼을 때 세트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꼼꼼하게 세웠다.” 촬영시간이 길어질 때 추가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1분 이상 한 적 없고, 2회차 잡아둔 촬영을 1회차 만에 끝내는 등 현장이 탄력적으로 돌아갔다. 그 와중에 극 초반에 등장하는 자동차 50대를 전부 2005년 배경에 맞게끔 당시 차종으로 세팅하는 등 아주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원래 방송 전공이었던 서강호 프로듀서는 “직업적으로 나에게 맞는 일”을 찾다가 영화계를 택했다. 20대 초반, 연극영화과 출신인 친누나의 지인들과 놀다가 영화 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사람들과 관계를 쌓거나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 같은 걸 보면 연출보다는 프로듀서쪽이 맞다”는 조언을 듣고 제작팀 막내부터 일을 시작했다. “영화는 예술 영역 안에 있고, 나는 그걸 지켜줘야 하는 사람이다. 감독이 생각하는 예술을 서포트하는게 프로듀서·제작자의 역할”이라는 게 그간 영화계에 몸담으면서 그가 깨달은 부분이다. 그리고 “프로듀서로서는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어떤 제작자가 되어 영화를 만드느냐”를 고민하게 됐다는 서강호 프로듀서는 2017년 10월 트윈필름을 설립했다. 올해 6살 된 쌍둥이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그에 비해 <악인전>은 너무 ‘센’ 영화가 아니냐고 물으니, “아직 손이 안 가서 그렇지 언젠가 아이들에게 보여줄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품고 있다”는 대답이 웃음과 함께 돌아왔다. 하지만 트윈필름에서 직접 기획·개발해 제작할 차기작은 역시, 누아르다. “볼 때 좋은 건 휴먼 코미디쪽인데, 아직까지는 일하면서 액션, 누아르 같은 장르영화에 손이 간다. 비슷한 문법을 공유한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때 재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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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 관리부터 예산 관리까지, 제작은 촬영하지 않는 날에도 일해야 하는 파트다. 음악을 들으면서 1시간 정도 산책을 갔다 온다. 마음이 차분해져서 리프레시가 된다. 좋아하는 장르는…. 야다나 K2 같은 90년대 록 발라드. (웃음) 노래보다는 사실 그 당시의 정서가 좋은 거다.”
2019 <악인전> 공동제작·프로듀서 2017 <택시운전사> 프로듀서 2014 <신의 한 수> 프로듀서 2012 <남쪽으로 튀어> 제작실장 2012 <내가 살인범이다> 제작실장 2011 <카운트다운> 제작부장 2010 <나탈리> 회계부장 2009 <평행이론> 제작진행 2008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제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