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미드소마>의 레퍼런스 영화 7편
2019-07-18
글 : 장영엽 (편집장)

아리 애스터 감독은 자신이 시네필이며, 그의 영화가 수많은 선배 감독들이 남긴 유산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최근 영미권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미드소마>에 영향을 준 과거의 영화들을 언급했다. 그 어떤 영화도 <미드소마>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이 작품의 기이한 무드가 다음의 영화로부터 은연중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리 애스터 감독이 미국 매체 <인디와이어>와 가진 인터뷰가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음을 밝힌다.

● <결혼과 이혼 사이> (1981) 감독 앨버트 브룩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이 작품을 자신의 “올 타임 베스트 이별영화”라고 말한다. 그는 누군가와 헤어질 때마다 <결혼과 이혼 사이>를 관람하는데, <미드소마>에 이 영화가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결혼과 이혼 사이>는 상대방이 적합한 단 한명의 연인인지 확신할 수 없어 끊임없이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는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다.

●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 (1964), <석류의 빛깔> (1969) 감독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미드소마>의 가장 중요한 시각적 레퍼런스가 된 작품은 러시아의 작가 감독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영화들이다. 아리 애스터는 영화의 주요 배경인 스웨덴 마을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프로덕션 디자이너 헨리크 스벤손에게 파라자노프의 두 영화,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와 <석류의 빛깔>을 보길 권했다고 한다.

● <클라이맥스> (2018) 감독 가스파르 노에

<미드소마>에서 스웨덴 마을 호르가를 방문한 이방인들은 현지인이 건넨 음식을 먹고 종종 환각을 경험한다. 아리 애스터는 아르헨티나 감독 가스파르 노에야말로 모든 것들이 뒤틀린 세계를 보여주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 감독이라 말한다. 마약을 먹은 사람들의 집단 광기를 다룬 <클라이맥스>는 <미드소마>의 음험한 무드에 영향을 줬다.

● <결혼의 풍경> (1973) 감독 잉마르 베리만

스웨덴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드는 시네필 출신의 감독이라면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베리만 감독의 1973년작 <결혼의 풍경>은 완벽한 부부 관계가 남편의 외도로 인해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조명한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가 “자신이 만날 수 있었던 최고의 각본이었다”고 말하며 <미드소마>의 대사를 쓸 때 <결혼의 풍경>의 잔인한 독백이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 (2000) 감독 로이 안데르손

괴짜 감독으로 불리는 스웨덴의 영화 마스터 로이 안데르손은 ‘희비극’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영화를 만든다. 기이한 사건들의 연속인 <2층에서 들려오는 노래> 또한 그런 작품이다. 마술사가 실수로 사람을 베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관객은 종종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이 작품이 선보이는 다크한 유머와 기묘한 세계의 풍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 <지구를 지켜라!> (2003) 감독 장준환

아리 애스터 감독은 여러 차례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왔다. 그는 좋아하는 한국 감독으로 이창동, 봉준호, 나홍진 등을 언급하며 “한국 감독들이 다양한 톤을 저글링하는 방식을 사랑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관객의 넋을 쏙 빼놓는 <미드소마>의 엔딩 장면을 연출하는 데 영향을 준 한편의 영화에 대해 묻자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언급했다. “그 작품은 내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