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장기용 - 힘빼기와 욕심내기
2019-09-03
글 : 임수연
사진 : 최성열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고유성은 ‘나쁜’ 놈 같지는 않다. 과잉진압에 의한 폭행치사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은 사연은 억울해 보이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지만 그 패기가 밉지 않다. 그렇게 들이대다가 잘 넘어지고, 피도 잘 흘린다. ‘젊음’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실제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적당히 농담을 던지며 초면인 기자와 분위기를 푸는 너스레라든지 못하는 건 못한다고 솔직히 말하는 현실의 장기용은 고유성과 꽤 거리가 있다. “실제 내 성격과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그를 만났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열혈 팬이었다고.

=수사자,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동물적인 이야기면서 남자들의 강인함이 녹아든 작품이다. 당시에 드라마를 보면서, 이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훨씬 큰 스케일로 디테일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제작 소식이 들려와서 굉장히 설렜다. 내가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첫 등장부터 강렬한 고유성은 기존에 보여진 것과 전혀 다른 액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다. 욕심이 났다.

-아이유의 뮤직비디오 <금요일에 만나요>나 TV드라마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데.

=기존에 보여드린 잘 웃고 짓궂은 캐릭터는 평소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내 모습에서 가져온 거다.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박모건에게서 로맨틱한 부분을 제외한 게 실제 내 성격과 가장 가깝다. 그런데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고유성에게는 인간 장기용의 모습이 전혀없다. 고유성의 의상,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액션을 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드라마 <킬잇>에서도 액션을 보여줬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킬잇>이 각이 딱 잡힌, 정교한 액션을 지향한다면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고유성은 자유분방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던지고 발차기를 한다. 그래서 합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더 위험했다. 첫 등장 액션신은 무려 15합 정도 되는데, 한번도 안 끊고 쭉 이어가니 온몸에 힘이 쭉 빠지더라. 고함도 지르고 강한 눈빛도 보여주면서 싸워야 하니,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분출해야 했다. 힘든 만큼 촬영감독님이 잘 담아주셔서 보람 있었다.

-촬영 2개월 전부터 다녔다는 서울액션스쿨에서 칭찬은 좀 받았나.

=아니, 전혀! (웃음) 처음 한달은 욕만 먹었다.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형사 역할을 맡아 액션을 한 경험이 있는데도, “왜 이리 뻣뻣하냐, 막대기냐, 제일 젊은 놈이 왜 이렇게 몸이 할아버지 같냐”는 구박을 받았다. 그런 말을 들으면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하는 성격이다. 한달 지나고부터는 “그림이 나온다”고 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좀더 고난도의 액션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고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신을 찍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원래 번지점프도 못하고 놀이공원에 있는 자이로드롭도 못 탄다. 촬영장에서도 처음엔 너무 무서웠는데 리허설을 거듭할수록 두려움보다는 범인만 바라보고 미친놈처럼 뛰어드는 고유성의 감정이 더 커졌다. 분명히 무서운 마음이 사라진 적은 없는데,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몇년 사이 주연을 맡는 배우로 빠르게 성장했다.

=드라마 <고백부부>의 하병훈 감독님과 장나라 누나가 큰 힘이 됐다. 거의 죽어가던 나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준, 연기적으로 큰 깨달음을 주신 분들이다. 그때부터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힘을 빼야 하는지, 실제 장기용과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 수 있는지 배우고 자신감을 얻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분량을 떠나 캐릭터에 큰 욕심이 났다. 이광일은 초반에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어릴 적의 아픈 사연이 드러나면서 시청자와 교감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첫 영화다. 앞으로 찍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어릴 때 아빠, 형과 함께 <태극기 휘날리며>(2003)를 봤다. 친형이 있어서인지 극중 상황에 더 몰입돼 눈물이 났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전쟁영화를 찍고 싶다. 북한 인민군 역할도, 아주 센 장르물도 해보고 싶다. <연애의 온도>(2012)처럼 판타지를 쏙 뺀 현실적인 로맨스물이나 드라마 <밀회>처럼 진한 멜로도 끌린다. 가장 큰 목표는 가능한 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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