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회사를 이끄는 두 대표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폴(플로리안 다피트 피츠)과 토니(마티아스 슈바이크호퍼). 사용자 맞춤형 음성인식기능인 ‘나나’를 개발해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를 합친 것 같은 스타 CEO 주커맨(아르툠 길드)의 선택을 받는다. 승리감과 알코올에 취한 두 남자는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서로를 놀리다 말고 회사 직원들 앞에서 100일 동안 물건 없이 살아보는 내기를 선포하고 만다. 하루에 딱 1가지의 물건만 되찾을 수 있는 100일여의 극한체험은 텅 빈 창고에서 나체의 두 남자가 허둥지둥대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마트폰을 쓸어내리면 빅데이터를 통해 우리에게 딱 맞는 물품이 광고로 뜨는 시대. <100일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찾기>의 아이디어는 시의적절하고 참신하다. 경제적·문화적 궁핍을 몰랐던 베를린 힙스터들의 삶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100일간 숨겨진 위기를 드러낸다. 소비에 시간을 쏟아 붓지 않을 때 찾아오는 마음의 풍요, 이는 곧 새로운 연인과의 사랑이나 우정의 회복으로 치환된다. 배우 겸 감독인 플로리안 다피트 피츠는 <우리 생애 최고의 날>(2016)에서 이미 배우 마티아스 슈바이크호퍼와 말기암 환자들의 버디무비를 그려낸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귀여운 두 친구의 매력이 잘 살아 있고, 기술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이 매끈한 만듦새를 자랑한다. 이렇게, 잘 빠진 기성품 같은 영화의 포장지가 소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 주제와는 다소 갈등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