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건 건강한 몸 하나뿐인 허세 가득한 건달 영기(조진웅)와 모든 걸 가졌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신마비의 변호사 장수(설경구), <퍼펙트맨>은 전혀 다른 두 남자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외견부터 취향까지 하나도 맞는 게 없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딱 하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한국영화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연기 고수들이라는 것. <퍼펙트맨>은 설정부터 전개까지 비슷한 영화들을 금방이라도 몇편 꼽을 수 있을 만큼 전형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그 과정을 채우는 두 사람의 연기 덕분이다. 쉴 새 없이 날리는 농담에도 인간미가 묻어나고 가만히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에 무게가 더해지는 존재감이 돋보인다. 조진웅, 설경구 두 배우의 호흡이야말로 <퍼펙트맨>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여기 과장된 캐릭터에 피와 살이 돌게 하는 두 배우의 진심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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