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비 오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 요즘 이탈리아 관객은 어떤 영화에 몰릴까. 웃기는 영화? 진지한 영화? 아니면 할리우드영화? 지난 주말 이탈리아 관객은 코미디영화에 표를 몰아주었다. 코미디 배우로 더 잘 알려진 알레산드로 시아니 감독이 만든 네 번째 장편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 그것이다. 이탈리아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어느새 성큼 추워진 날씨를 위로받는 듯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은 개봉 일주일만에 약 55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승승장구 중이다. 알레산드로 시아니 감독은 2005년부터 영화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0년과 2012년에 개봉한 <웰컴 투 사우스> <웰컴 투 노스>로 이름을 떨친 인기 있는 코미디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특유의 나폴리 사투리와 억양으로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출과 각본에 참여하는 한편 자신의 영화에 배우로도 출연 중이다.
영화는 나이 어린 조엘레가 어른인 아르투로의 인생에 끼어들며 아르투로의 인생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영화라고 해서 느긋하게 볼 수만은 없다. 시시때때로 긴장이 교차하고, 소외된 이웃도 조심히 들여다본다. 알레산드로 시아니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그의 영화에 출연한 여성들이 약하거나 보호의 대상이거나 순응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시아니 영화의 여성들은 슈퍼히어로처럼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해나간다.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영화 한편이 이탈리아의 추위를 잊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