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두절, 식량 부족, 부서진 현관문은 얼마나 더 버텨줄지 모름, 바깥의 좀비 지옥은 진정될 기미가 없음. 할리우드 시나리오작가 맷 네일러의 원작 <얼론>을 한국화한 <#살아있다>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급격히 좀비가 된 사람들 틈에서 살아남아 아파트에 고립된 두 인물을 그린다. 게이머인 준우(유아인)는 드론 조종에 능숙하고, 유빈(박신혜)은 특유의 꼼꼼한 성정으로 자신만의 요새를 지어놓았다. 영화는 이 당혹스러운 고립과 공포 앞에서 서로의 존재를 깨닫게 된 두 사람이 생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밝고 신선하게 담아낸다. 만연한 좀비 장르가 98분의 짧고 굵은 아파트 활극으로 정제되는 과정에서 작품에 신뢰와 생기를 불어넣은 건 두 젊은 배우의 존재였을 것이란 답이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나온다. 신인 시절인 중학생 때 서로를 처음 만났던 배우 유아인과 박신혜는 이번 신작에서 디지털기기와 잡학다식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청춘이 재난영화에서 어떻게 굳세고 사랑스러울 수 있을지 시원하게 증명한다.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신나게 활개치는 배우를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 <#살아있다>는 그런의미에서 98분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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